다카르랠리 또 사망 선수 25명째 희생
‘악마의 유혹’이 또 시작됐다. 2주 남짓 9500여㎞의 험한 길을 밤낮 없이 달리며 탈것과 드라이버의 한계를 시험하는 극한의 레이스. 다카르 랠리다.F1이 ‘새장 안의 레이스’라면 다카르 랠리는 그야말로 ‘야생의 질주’. 이 때문에 전체 구간을 완주하는 참가자는 30~50%에 불과하다. 험난한 코스와 지형, 잔혹한 기후 탓에 사망자도 줄을 이었다.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를 출발해 페루 리마까지 이어지는 2012년 대회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한 마르티네스 보에로(38·아르헨티나)가 차체에서 떨어져 머리와 가슴 등을 크게 다쳐 숨졌다. 참가 선수 가운데는 1979년 첫 대회의 파트리스 도댕(프랑스·모터사이클) 이후 25번째 희생자다. 기자, 엔지니어, 관중 사망자까지 모두 합하면 58번째다.
그런데도 랠리가 이어지는 것은 주최 측과 개최국에 돌아오는 막대한 수입 때문이다. 2009년 대회를 처음 개최한 아르헨티나의 공식 관광 수입은 2000만 달러로 전해졌지만 TV를 통해 2주일 넘게 지켜보는 전 세계 6억 인구의 눈을 겨냥한 광고 수입도 못지않게 짭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01-03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