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과 첫 협상서 ‘애정’만 확인 구체적 금액·조건은 17일 교환
이대호와 롯데가 한 박자 숨고르기를 했다. 양쪽은 15일 첫 만남을 가졌다. 구체적인 액수를 주고받지 않았고 가벼운 탐색전만 펼쳤다. 구체적인 금액과 조건은 17일 교환하기로 했다.이대호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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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만남이 끝난 뒤 “분위기는 어색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안부와 요즘 일상에 대해서 가벼운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목소리에 여유가 있었다. 여전히 협상의 주도권은 이대호가 쥐고 있다. 구단의 제시액을 듣고 협상을 계속할지 아니면 바로 테이블을 접을지 결정하는 것도 이대호 몫이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가 롯데와 이대호의 우선협상 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이날 오릭스 무라야마 요시오 본부장의 말을 빌려 “하루빨리 이대호에게 말을 걸고 싶다. 속공으로 밀어붙일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이대호로선 급할 것도 계산을 많이 할 이유도 없다. 이대호는 “17일 다시 만나기로 했고 그때는 롯데가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이 자존심을 세워준다면 우선협상 기간인 19일 안에 계약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대우를 해준다면 시간 끌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운영부장도 “나쁘지 않은 만남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대호에게 국내 최고대우를 하겠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고 이를 전해 들은 이대호도 감사 표시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만남에서 이대호가 얼마나 롯데와 부산 팬들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도 했다. 17일 협상에서 일정 수준의 금액과 함께 이대호에 대한 부산 팬들의 애정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어차피 돈으로 일본 구단을 이길 수 없다. 롯데가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다.
이대호는 원하는 액수에 대해서 여전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17일 협상이 끝나면 밝히겠다.”고 했다.
롯데가 이 액수에 근접한다면 협상은 짧은 시간 안에 끝날 수 있다. 아니면 금액 제시 순간 바로 협상이 끝날 수도 있다. 만남의 악수가 결별의 악수로 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롯데 팬들은 내년에도 이대호를 연호할 수 있을까. 이제 결정까지 딱 이틀 남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11-16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