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현상 막는 ‘제노스 페키’ 눈 구조 흉내
휴대전화·의료기기 등에 상용화 가능성김기수(왼쪽) 연구원과 정기훈 교수.
카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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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훈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은 파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독특한 눈 구조를 가진 ‘제노스 페키’라는 곤충의 눈을 흉내낸 고해상도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빛-과학과 응용’에 실렸다.
현재 카메라는 물체의 상이 일그러지거나 흐려지는 ‘수차현상’을 줄이기 위해 다층렌즈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렌즈 두께를 얇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곤충의 눈을 모사한 미세렌즈 배열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제노스 페키의 눈은 빛 차단 색소세포가 있어 눈과 눈 사이에 나타나는 수차현상을 막아 준다. 덕분에 눈이 작아도 넓게 보며 물체의 빠른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특징을 렌즈 공정에 적용해 두께가 0.74㎜에 불과한 고성능 렌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상용 카메라보다 더 얇은 렌즈 두께로도 넓은 광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휴대전화, 정찰장비, 의료영상 기기 등 소형 카메라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초박형 카메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03-24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