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이용해 습도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한다

머리카락을 이용해 습도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한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5-02 14:52
수정 2019-05-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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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이용해 습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위키피디아 제공
머리카락을 이용해 습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위키피디아 제공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기존 습도계보다 더 정확하게 공기중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국 버팔로대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머리카락 일부분을 이용한 기계공진기를 개발해 정밀하게 습도를 계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센서분야 국제학술지 ‘센서스 앤드 액추에이터스’ 최신호(4월 23일자)에 실렸다.

머리카락은 주변 습도 변화에 따라 길이가 변하는 특징 덕분에 습도 감지에 오랫 동안 쓰여왔다. 머리카락 주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이 습도에 따라 팽창하는 성질 때문으로 상대습도가 0%에서 100%로 증가할 때 약 2% 정도 길이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머리카락의 길이에 따른 습도 측정은 반응 속도가 느리고 지속적으로 수치를 보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밀한 계측 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한다.

이에 연구팀은 머리카락으로 기계공진기를 만들어 머리카락의 길이가 아닌 물체 고유의 진동수인 공진 주파수를 측정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계공진기는 머리카락을 기타 줄처럼 팽팽하게 고정한 뒤 광학적 측정을 위해 금을 입힌 뒤 레이저를 이용해 공진 주파수를 측정해 정밀 습도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기술은 습도가 증가하면 머리카락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머리카락 공진기 내부 인장력이 감소되고 동시에 공진 주파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이용했다. 습도 증가는 공진기의 관성을 변화시켜 공진 주파수 감수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를 활용했다.

이정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평소 쓸모없는 생활 쓰레기로 버려지는 짧은 머리카락을 이용해 습도를 정밀하고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든 친환경 연구”라며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머리카락 물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를 측정해 건강상태와 질병 분석 등 다양한 센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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