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밖 방사능 탐지 기술 개발

수백㎞ 밖 방사능 탐지 기술 개발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17-05-16 22:54
수정 2017-05-1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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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최은미 교수팀 증명…전자기파로 플라스마 생성 분석

수십에서 수백㎞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방사성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최은미 교수 연구팀이 고출력 전자기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도 방사성물질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법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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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교수
최은미 교수
연구팀은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 전자기적 과정에 방사되는 에너지인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개발해 방사성물질 주변에 쪼였다. 이어 방사성물질로부터 나오는 플라스마 생성 시간을 분석해 방사성물질의 유무를 파악했다. 이는 방사성물질로부터 방출된 고에너지 감마선, 알파선 등이 계수기에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해 분석하는 기존의 방사능 탐지 기술인 가이거 계수기와 다르다.

기존의 가이거 계수기는 탐지 거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원거리까지 방사할 수 있는 전자기파를 이용하면 수십∼수백㎞ 거리에서도 방사능을 탐지할 수 있다. 또 기존 이론에서 예측한 것보다 민감도가 4800배 높아 극소량의 방사성물질도 찾아낼 수 있다.

이런 탐지 방식은 2010년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이론적으로 처음 제안했지만,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은 처음이다. 원거리에서도 방사능 유출, 핵무기 개발, 핵무기 테러 등 방사능 비상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교수는 “로봇도 접근하기 어려운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고방사성 환경에서의 탐지, 방사성물질을 이용한 테러활동 감시, 원전 비상사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9일 자에 실렸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7-05-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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