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부 본뜬 고감도 ‘섬모 센서’ 개발

사람 피부 본뜬 고감도 ‘섬모 센서’ 개발

입력 2012-08-06 00:00
수정 2012-08-06 11: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피부처럼 누르거나 당기거나 비트는 자극도 감지

사람 피부에 있는 ‘섬모(纖毛·cilium)’를 본뜬 고감도 다기능 센서가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서갑양 교수, 방창현 박사, 안성훈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피부처럼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미세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기존의 센서는 자극만 잘 감지하면 됐지만 최근에는 얇으면서 쉽게 휘어지는 유연한 센서가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얇고 투명해 손목에 찰 수 있거나, 사람 몸에 넣어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식이다.

이런 기능을 구현하려면 지금까지는 많은 양의 복잡한 소자가 필요하거나 매우 작아서 다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주형을 만들고 고분자 액체를 흘리는 간단하고 저렴한 공정을 거쳐 기판에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섬모가 붙은 센서를 제작했다.

이 고분자 섬모 센서는 사람의 피부처럼 누르거나 당기고 비트는 감각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눈 깜짝할 시간에 일어나는 작은 물방울의 충돌도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맥박의 변화와 혈관의 압력 차이를 관찰할 수 있다.

소리를 감지하고 콧속 이물질을 걸러내는 등 다양한 구실을 하는 인체 여러 부위의 섬모와 유사한 기능을 공학적으로 구현한 셈이다.

이번에 개발된 섬모는 1만회 이상 반복적인 압력을 가해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터치패드, 로봇기술, 의료기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방창현 박사는 “기존보다 2∼5배 넓은 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간단한 회로 설계로 센서를 64개의 공간으로 분할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나노기술·재료 분야 자매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실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