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사고현장서 부상자 치고 은폐한 견인차 기사에 징역 6년

고속도로 사고현장서 부상자 치고 은폐한 견인차 기사에 징역 6년

신동원 기자
신동원 기자
입력 2024-09-25 11:24
수정 2024-09-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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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구호 조치 없이 도주·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은폐한 점 등 과실 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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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수원지법 성남지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수원지법 성남지원.


고속도로에서 추돌 사고로 도로에 쓰러져 있던 부상자를 차로 쳐 숨지게 하고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까지 은폐한 30대 견인차 운전자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이필복 판사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견인차 기사 A(32)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추돌사고로 다쳐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견인차로 쳐 역과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점, 이후 피해자 차량의 블랙박스를 꺼내 은폐한 점 등으로 미뤄 과실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유족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인차 기사 A씨는 지난 4월 28일 오전 경기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 하남 방면 상번천 졸음쉼터 부근에서 30대 B씨를 자신의 견인차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앞서 B씨는 같은 날 오전 2시 50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1차로에 정차 중이던 20대 C씨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1차선에 정차해 있던 차량은 비상등을 켜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로 크게 다친 B씨는 차에서 내려 고통을 호소하며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이내 자신의 차량 옆에 주저앉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 최초 출동한 도로공사와 소방 관계자 다수가 이 모습을 목격했다.

그런데 이후 사고 소식을 들은 A씨가 견인차량을 몰고 현장에 왔다 간 뒤 B씨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전까지 의식이 있는 듯 보였던 B씨는 갑자기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심정지 상태였던 C씨와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모두 숨졌다.

현장의 도로공사와 소방 관계자들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당시 현장에 있던 구급차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A씨 차량이 도로 위에 앉아 있는 부상자 B씨를 밟고 지나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견인을 위해 중앙분리대와 1∼2차로 사이에 있던 B씨 차량 간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B씨를 친 것이다.

이후 견인차 기사 A씨는 차에서 내려 구호 조치도 없이 B씨 차량 블랙박스를 챙긴 뒤 현장을 떠났다. 그는 당시 현장 관계자에게 “차량 휠 부분이 고장 나서 견인이 어렵다”고 둘러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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