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에게 李시장실 지분 들어”
석방 당일날 재판 출석해 ‘폭로전’
“귀국땐 말 못해” 180도 입장 바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 남욱(가운데) 변호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당시) 시장 측 지분이라는 걸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일당과 지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49% 지분 중 본인 몫은 12.5%이고 나머지는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청탁 자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이름도 거론했다. 남 변호사는 자금 전달책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직접 쓸 돈이 아니라 높은 분에게 드려야 하는 돈’이라는 말을 나중에 들었다”며 “(높은 분은) 정진상, 김용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이 시장 측 사업 지분이 24.5%로 확정됐다는 대화를 나누던 중 정진상, 김용의 이름을 정확히 거론했다”고도 말했다
남 변호사는 사건 초기인 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한 이재명 (당시) 지사와 관련 없다”면서 “(이 대표는) 합법적 권한을 이용해 사업권을 뺏어간 사람”이라고 밝혔다. 당시 남 변호사는 이 대표를 언급하며 “12년 동안 내가 그 사람을 지켜보며 얼마나 많이 트라이(시도)를 해 봤겠나. 씨알도 안 먹혔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원 출석하는 유동규
유동규(가운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다만 이날 남 변호사의 증언을 고려하면 당시 이 대표의 성남시가 대장동 일당의 뜻대로만 움직이지는 않은 정황도 드러난다. 남 변호사는 2012년 성남도개공 설립을 위해 김태년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이 대표를 설득하려고 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그는 “공영개발을 주장했던 이 시장을 설득할 방법으로 김만배씨를 통해 당내에서 힘이 있던 김 의원의 보좌관에게 2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은 지난 수사 과정에서도 제기됐지만 김씨는 이 돈을 본인이 썼다고 주장하며 ‘배달 사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남욱을 증인으로 내세워 허위 진술을 반복하게 하고, 제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검찰의 저의가 몹시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또 2014년 지방선거를 즈음해 이 대표 측에 선거자금을 건넸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위례 사업권 대가로 민간사업자에게 22억 5000만원 정도를 빌렸다”면서 “그중 선거 기간에 이 시장 측에 전달된 건 최소 4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유 전 본부장이 설립한 유원홀딩스를 수익 이전 수단으로 활용<서울신문 11월 14일자 1면>하려 했다고도 털어놨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나중에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비료 사업을 대북 지원사업으로 추천해 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거니까 메리트 있는 사업’이라고 해서 제가 혹해서 투자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정 실장은 이날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심문은 23일 오후 2시 10분 형사항소4-1부(부장 양지정·전연숙·차은경) 심리로 진행된다.
검찰은 정 실장을 재판에 넘기는 대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독재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평화와 안보를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2-11-22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