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세훈 직권남용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대법, 원세훈 직권남용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1-03-11 22:10
수정 2021-03-12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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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에게 권양숙·박원순 미행 지시
“의무 없는 일 시켜… 무죄 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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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대법원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직권남용 혐의 일부를 무죄로 본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국정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의 직권남용죄는 국정원의 특수성과 영향력을 고려해 더욱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직권남용 혐의의 일부 무죄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원 전 원장이 권양숙 여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해외 방문 때 국정원 직원에게 미행을 지시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잘못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미행 지시는 원 전 원장이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며 미행을 ‘직무집행의 보조 행위’로 본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이 내려진 승려 명진에 대한 사찰 부분은 유사한 공소사실을 묶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러 개의 행위를 하나로 판단하면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만큼 원심이 직권남용 여부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검찰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국정원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진행,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예산을 이용해 민간인 댓글 부대를 운영하며 국내 정치에 개입한 혐의 등을 확인해 재판에 넘겼다.

원 전 원장에게는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63억원의 국정원 예산을 횡령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 우파단체 지원금으로 1억 5000만원 예산 횡령 혐의 등이 적용됐다. 그는 또 임의 민간단체를 만들어 진보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정치 공작에 국정원 예산 47억원을 쓰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원을 뇌물로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원 전 원장의 주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13개 직권남용 혐의 중 12개를 무죄로 보고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2심은 원 전 원장의 뇌물액을 128억원에서 156억원으로 높여 잡았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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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21-03-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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