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살한 국정원 변호사, 사건 전날에도 투신 시도 확인
국정원 수사팀서 조사 전후 변창훈 검사 등이 회유 의혹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장호중(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전 부산지검장과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당시 국정원 법률보좌관실에서 함께 일하면서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 압수수색에 대비해 ‘수사 방해 현안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국정원에 위장 사무실을 꾸미고 문서를 작성한 혐의(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위증교사)를 받는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해 7월 진경준 전 검사장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들과 함께 TF에 배치됐던 국정원 소속 정모(43)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강원도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변호사가 당시 위장 사무실과 문서를 꾸민 정황을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 변호사가 국정원 소속이던 현직 검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이 정 변호사를 회유하려 시도했는지 의혹도 제기됐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 시기를 전후해 변 검사와 몇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검사는 이 검사와도 몇 차례 통화했다.
한편 두 번째 검찰 소환 예정일에 주검으로 발견된 정 변호사는 전날에도 투신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 해안도로의 10여m 높이 다리에서 투신을 시도했다가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속초해경에 구조된 정 변호사는 병원 이송과 보호자 연락을 거부한 채 근처 파출소에서 2시간 정도 머무르다 떠났다. 이튿날 국정원에서 정 변호사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정 변호사의 형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차량 행적 확인 끝에 자신의 차량에서 숨져 있는 정 변호사를 발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7-11-03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