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화려한 복귀’… 채동욱은 변호사로 새 출발

윤석열 ‘화려한 복귀’… 채동욱은 변호사로 새 출발

입력 2017-08-30 22:28
수정 2017-08-3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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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인사까지 요동친 ‘댓글사건’

2012년 12월 11일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댓글 작업을 벌이던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의 서울 강남 오피스텔을 찾아가면서 시작된 ‘국정원 댓글 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뿐 아니라 검찰 수사팀의 운명도 뒤바꿨다. 1·2심 재판과 대법원 판결, 30일 파기환송심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찰을 휘감은 유례없는 긴장과 내부 갈등, 사회적 파장이 요동쳤다.
●윤석열, 文정부 중앙지검장으로 부활

가장 극적인 운명을 보인 이들은 역시 채동욱(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왼쪽) 서울중앙지검장이다. 두 사람은 2013년 4월 18일 경찰이 정치 개입 혐의를 적용해 국정원 직원을 검찰에 송치한 뒤 각각 검찰총장과 특별수사팀장으로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법무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그해 6월 14일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 것도 두 사람의 뚝심이 통한 결과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그만큼 국정원장의 선거 개입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18대 대선의 정당성을 흔들어 놓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다.

1심 재판이 한창이던 9월 6일 느닷없이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문제가 불거졌고, 의혹 제기 24일 만에 채 전 총장은 옷을 벗었다.

이어 윤 지검장도 그해 10월 국정원 직원을 압수수색하는 문제로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10월 21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윤 지검장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 축소를 지시했다”며 이어 간 폭로는 검찰에서 찾아볼 수 없던 ‘항명’이었다.

3년 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재등장한 윤 지검장은 새 정부가 임명한 첫 서울중앙지검장이 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임자보다 5기수가 낮은 파격 인사였다. 채 전 총장도 지난 29일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새 출발을 시작했다. 윤 지검장과 갈등을 빚은 조 전 지검장은 국정감사 직후 사직했고, 현재 대형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채동욱 “국정원 개혁 전기 삼아야”

당시 수사팀에 속했다가 함께 좌천된 박형철 전 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공공형사수사부 부장에 오른 진재선, 김성훈 검사도 수사팀에서 활약했다.

채 전 총장은 이날 원 전 원장의 징역 4년 실형 선고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국정원 개혁의 전기로 삼아 국민을 위한 국정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이 국정원 댓글 수사 축소 및 은폐 혐의로 기소한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돼 의혹을 벗었다. 반면 경찰 지휘부의 수사 개입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7-08-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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