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만찬’ 이영렬·안태근 면직 청구의 숨은 뜻은
“관행이 아니고 비위다.”7일 ‘돈 봉투 만찬 의혹’에 대한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의 감찰 결론이다. 지난 4월 21일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휘하 간부 8명과 함께한 저녁식사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감찰 착수 전부터 검찰 안팎에서 큰 논란거리였다.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이 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돈 봉투 만찬’ 사건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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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합동감찰반이 이들에 대해 면직 청구를 하면서 국민의 눈높이로 이해될 수 없는 검찰 내부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감찰반은 모임 경위 등을 볼 때 이 전 지검장이 지급한 격려금을 뇌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안 전 국장의 돈 봉투 지급도 법무부가 소속 검찰 공무원에게 준 것인 만큼 법 위반이 아니며 대가성도 없다고 봤다.
이 전 지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지만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내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고, 안 전 국장 역시 정권 성향에 관계없이 중용됐던 검찰 내 에이스였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번 감찰은 검찰 내부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개혁의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서 검찰 개혁에 사실상 실패한 문 대통령은 ‘정치 검찰’을 뿌리 뽑으려면 조직 개혁에 앞서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각종 행사나 저서 등에서 밝혀 왔다.
정부는 새 법무부 장관이 확정되는 대로 이번 감찰 결과 등을 토대로 대대적인 인사·조직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의 개혁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 법무부 장관과 호흡을 맞출 새 검찰총장까지 임명되면 검찰에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48명인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사직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지난 정권에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됐던 수사를 맡거나 지휘했던 검사들에게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7-06-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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