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배 수준 배상 첫 판결
2014년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염전노예’ 사건의 피해 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이 아닌 ‘농촌 일당’을 기준으로 10여년간의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배상액이 기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법 민사14부(부장 신신호)는 염전노예 피해자 김모씨가 염전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염전주는 1억 6087만원을 김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 임금은 염전에서 염전주에게 노무를 제공해 온 점에 비춰 ‘농촌일용노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2월 염전노예 피해자 8명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해 1500만∼9000만원의 배상액을 산정한 앞선 판례와는 다른 판단이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농촌일용노임은 농업종사자의 평균적인 소득을 뜻한다. 올 1분기 기준 하루 10만 7415원, 월급으로는 268만원 수준이다. 최저임금 기준 월급인 135만여원의 두 배 정도다.
지적장애인인 김씨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전남 완도 한 염전에서 노예생활을 해 왔다. 그는 염전주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구속 기소된 염전주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5-2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