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대통령 파면 원죄… 사죄” 삼성 뇌물·朴 관련 증언은 거부

최순실 “대통령 파면 원죄… 사죄” 삼성 뇌물·朴 관련 증언은 거부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7-03-17 22:50
수정 2017-03-1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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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장시호, 어린 아들 기다리니 선처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법정에서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와 대통령 파면이라는, 탄핵을 만들게 한 원죄를 (지은) 제가 국민들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최순실 연합뉴스
최순실
연합뉴스
최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진행된 최씨와 조카 장시호(38·구속 기소)씨, 김종(56·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재판장님께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이같이 사죄했다.

이날 최씨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해 삼성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로부터 후원을 받은 직권남용 사건의 공범 장씨와 김 전 차관 측의 증인으로 나와 신문을 받았다. 검찰과 장씨·김 전 차관 변호인들의 질문에 “알지 못한다”,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하던 최씨는 재판 말미에 “제가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드려도 되겠느냐”며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최씨는 그러면서 “장시호가 남편이 애를 두고 도망가는 바람에 어린 아들이 혼자 기다리고 있으니 선처를 바란다”고 법원에 호소했다. 이어 자신에 대해서도 “저도 덴마크에 있는 딸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으니 재판장님이 외부와의 소통 통로를 열어달라”며 본인에 대한 법원의 접견 금지 명령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최씨는 다만 증인 신문에 앞서 “삼성 뇌물죄와 관련된 질문에는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소장 변경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피하고 싶다는 취지였다. 최씨는 “영재센터가 삼성으로부터 5억 5000만원의 1차 후원을 받은 사실을 아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잘 모른다. 제 형사재판과 관련돼 있어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이 ‘삼성이 후원할 거 같다’고 말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는 “검찰은 대통령을 끌고 들어가고 김종도 자꾸 그러는데 증언을 거부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장씨의 변호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황창규 KT회장과 독대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그런 이야기는 (답변을) 거부한다. 여기서 왜 자꾸 대통령 이야기가 나오느냐”고 받아쳤다.

이날 재판에서 최씨는 영재센터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최씨는 “(영재센터) 설립을 주도한 적이 없고 단지 도움을 준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면서 “내가 다 만들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직권을 남용했다고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3-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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