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와 ‘독대’… 대통령 ‘미르·K’ 지시 성격 규명 관건

대기업 총수와 ‘독대’… 대통령 ‘미르·K’ 지시 성격 규명 관건

김양진 기자
입력 2016-11-07 22:38
수정 2016-11-0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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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작년 7월 비공개 면담 수사

“한류 확산 위해 재단 지원 요청”
朴대통령, 공식 행사 때 주문 뒤 대기업 총수 7명과 차례로 독대

검찰이 지난해 7월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의 비공개 면담 경위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면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직접 독려했는지와 그 배경은 무엇인지 등이 향후 최순실(60·구속) 국정농단 의혹 수사의 주요 포인트라는 점에서 향배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핵심 피의자들에게 적용할 혐의가 구체화되는 것은 물론 검찰 조사를 받을 박 대통령의 지위와 혐의, 퇴임 후 기소 여부 등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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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 오갔을까
무슨 말 오갔을까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과 다음날 박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 7명을 따로 만나 미르·K스포츠 재단에 투자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DB
7일 검찰과 재계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 자리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진협의회 의장 등을 차례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도 차례로 독대했다고 전해진다. 검찰은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사무실·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관련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어떤 형태로든 박 대통령의 지시 내지 ‘지시 성격’의 발언에 따라 두 재단이 설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공식 행사 때 “한류 확산을 위해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비공개 면담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이 거론됐는지, 박 대통령이 기금 출연을 직접 요청했는지 등에 대해 대기업 총수들을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르재단은 면담 석 달 뒤인 지난해 10월 27일, K스포츠재단은 이듬해 1월 13일에 각각 설립됐다. 승인과 기금 모금이 이례적으로 신속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껏 미르·K스포츠재단이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앞서 모금 작업을 총괄한 이승철(57)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모금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애초 기금 규모가 600억원가량으로 정해졌다가 재단 등기 직전 안 전 수석이 전경련 측에 ‘청와대 지시’라며 추가 모금을 요청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규명될 경우 안 전 수석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주범 혐의가 박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있다. 나아가 제3자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비공개 면담 경위 수사와 관련해 전경련 박모 전무와 이모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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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11-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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