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관련 의혹 전반 추궁…이르면 이번 주중 기소 여부 결정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이날 오전 우 전 수석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 “검찰에서 물어보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회사 자금을 유용했나’, ‘공직자 재산을 축소 신고한 이유가 뭔가’, ‘최순실 사태에 관해 민정수석으로서 책임을 느끼는가’ 등 쏟아지는 질문에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 소환은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이석수(53)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더불어 관련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또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난 지는 꼭 일주일 만이다.
검찰 재직 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을 거쳐 수사기획관을 지내는 등 ‘특수통’으로 각종 중요 수사를 맡았던 그가 2013년 4월 조직을 떠난 뒤 3년 7개월 만에 조사를 받는 신분으로 ‘친정’에 다시 나온 셈이다.
수사팀장인 윤갑근 고검장은 우 전 수석이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간단하게 차를 함께 마시며 진실 규명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9기 동기로 나이는 윤 고검장이세 살 위다.
이들은 각각 법무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같은 곳에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 우 전 수석이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시절에 윤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일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변호인이 배석한 가운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주신문은 김석우(44·연수원 27기) 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직접 맡았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 자금 횡령 의혹, 아들의 의경 보직 이동과 관련한 직권남용 의혹 등을 대체로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본인과 부인 등이 주주인 가족회사 ‘정강’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 등으로 쓰고 회사 명의로 빌린 고급 외제 승용차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경에 복무 중인 아들이 ‘꽃보직’으로 통하는 간부 운전병으로 보직이 변경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두 의혹을 감찰 조사한 뒤 ‘정식 수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우 전 수석은 아내가 화성땅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숨긴 채 공직자 재산 신고를 사실과 다르게 하고 ‘주식 대박’ 사건의 장본인인 진경준(49) 전 검사장의 인사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조사와 관련, “제기된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며 “조사가 밤늦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만 우 전 수석이 처가가 넥슨코리아에 강남역 인근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파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은 ‘자유로운 사적 거래’로 보고 사실상 무혐의로 종결했다. 진 전 검사장이 거래가 성사되도록 중개 역할을 한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화성땅 차명보유 의혹 등으로 고발된 우 전 수석 부인을, 이달 3일에는 그의 장모를 각각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차명보유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 내용 누설 의혹과 관련해선 당사자인 이 전 특별감찰관이 지난달 28일 검찰에 나와 7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우 전 수석 소환조사를 끝으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막바지 법리 검토를 거쳐 처벌 대상자를 선별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우 전 수석과 이 전 특별감찰관이 동시 기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수사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의 국정농단을 사실상 방치한 게 아니냐는 책임론에 휩싸여있으나 일단 현재로선 수사 대상에서 배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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