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초대 이사장 김형수 소환… 최씨와 차씨 인사 관여 등 조사
K재단 설립 주도 김필승도 불러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교수가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23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 교수는 어릴 때 앓은 소아마비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어 휠체어로 이동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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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도 검찰 조사를 받으러 중앙지검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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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이날 김 전 이사장을 상대로 미르재단의 인사, 운영 과정에 최씨와 차은택(47)씨가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차씨나 최씨는 모두 법적으로는 두 재단 운영과 무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장·이사 등에 대한 인선을 좌우하는 등 두 재단의 ‘실제 운영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이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것 하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와 차씨가 재단 운영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씨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을 다닐 때 은사로, 그가 차씨와의 인연으로 미르재단 이사장 자리를 맡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범 때 이사장으로 초빙됐지만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한 의혹이 증폭된 지난달 2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날 검찰은 K스포츠재단 김필승(54) 이사와 이 재단의 설립 허가 등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1명도 소환했다. 검찰은 김 이사를 상대로 최씨가 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최씨가 이 재단 자금을 유용하지 않았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김 이사는 검찰청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최씨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독일에 더블루K, 비덱스포츠 등 개인 회사를 차려 놓고 체육 인재 발굴 등을 명분으로 K스포츠재단에서 사업비를 챙겨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딸 정유라(20)씨의 훈련 비용으로 사용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부터 문체부 및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최순실 사건의 실체를 신속·정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게 검찰 내 중론”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다음주 두 재단에 800억원대 기금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들도 불러 모금 과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10-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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