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서관 3인방 수사 본격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14일 검찰 출두를 시작으로 이른바 비서관 3인과 박지만 EG 회장 등에 대한 수사가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새삼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뤄진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정윤회씨 등 수사에 이어 의혹의 주요 당사자들에 대한 수사가 대강 마무리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파문을 둘러싼 진실과 성격 등이 일차적으로 규정되면서 파문의 지속성 여부 등을 내다보게 할 수도 있다.이 비서관은 이날 오전 고소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으며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는 현직 청와대 관계자로는 지난 4일 김춘식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비서관은 ‘십상시’ 중의 한 명으로 거론됐지만 이른바 비서관 3인방의 ‘맏형’ 격으로 정치적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으로부터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의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양대 출신인 이 비서관이 같은 대학 출신 김종 문체부 2차관과 함께 문체부 인사를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수사 초점은 일단 비밀 회동 여부와 문건 유출 등에 집중돼 있어 정치적 사안이 수사를 통해 드러날 가능성은 적다. 검찰은 이미 앞선 수사를 통해 비밀 회동은 없었던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십상시로 지목된 청와대 비서진의 통화 기록, 기지국 사용 내역 등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쳤다.
현재로서는 이 비서관과 안봉근 비서관까지 조사가 예상되지만 정호성 비서관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박 회장이 지난 5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 100여장을 정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려 할 수 있다.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야권은 청와대 비서관들에 대한 조사를 폄훼하고 나섰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검찰이 형식적으로 고소인 차원에서 불러서 하는 거라 수사를 하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면피용 수사’라고 본다”며 “새정치연합은 기본적으로 검찰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자살한 것과 관련, “이제 검찰 수사는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며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함께 특별검사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12-15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