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후보자 ‘사상 최악 위기’ 검찰 다시 세울까

김진태 후보자 ‘사상 최악 위기’ 검찰 다시 세울까

입력 2013-10-27 00:00
수정 2013-10-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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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건’ 수사·공소유지·내분 감찰 등 난제 산적 공안·특수라인 갈등 치유 ‘과제’…대대적 검찰 인사 예고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인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경남)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됨에 따라 ‘현재진행형’인 검찰의 위기를 어떻게 추스를지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자 앞에는 채동욱 전 총장 낙마 이후 대혼란에 빠진 검찰 조직을 바로 세우고 국가 중추 사정기관으로서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당장 국가정보원에 대한 수사를 놓고 불거진 외압 논란 및 내분 사태를 해결해 흔들리는 검찰 조직을 바로 세우고 일선청에서 진행 중인 각종 기업 수사도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지고 있다.

◇상처입은 조직 치유 과제 = 검찰 조직은 지난해 말 잇단 검사 비리와 검란 사태로 만신창이가 됐다.

검란의 책임을 지고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퇴임하면서 수개월 간의 수장 공백 사태를 겪었던 검찰은 채동욱 총장 취임 이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채 총장은 정치권과 여론의 요구를 받아들여 막강한 검찰권의 상징이자 정치적 편향 논란의 진원지인 대검 중수부를 폐지했다.

이어 외부인사 중심의 검찰개혁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검찰개혁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국가정보원 대선·선거 개입 의혹, CJ 비자금 의혹, 원전비리 수사, 4대강 입찰담합 의혹,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까지 사정 중추기관으로서 검찰 본연의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했다.

그러나 채 총장은 취임 6개월 만에 ‘혼외아들 의혹’으로 중도 낙마하면서 검찰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총장 부재’에 따른 리더십 공백 속에 최근에는 국정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과정에서 외압·축소 논란이 불거졌다.

김진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차기 총장에 정식 임명된다면 우선적으로 검찰 조직내 갈등과 내분을 봉합하고 화합을 유도함으로써 검찰에 주어진 업무 수행을 정상화해야 한다.

당장 외압 논란이 불거진 국정원 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를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 국정원 직원 체포와 공소장 변경 신청 등을 놓고 정면 충돌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여주지청장 등에 대한 감찰도 그 결과에 따라서는 검찰 조직에 미칠 영향이 만만찮다.

효성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의혹 수사,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발행 사태 수사 등 현재 진행 중인 기업 수사도 차질없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검찰 개혁 재개·정치적 중립성 확보 과제 = 김 후보자는 검찰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채 전 총장의 사퇴로 중단된 검찰 개혁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책임도 떠안게 됐다.

채 전 총장 당시 구성된 검찰개혁심의위원회는 최대 현안인 ‘상설특검 도입’ 안건 논의를 앞두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 국정원 사건에서 노출된 것처럼 민감한 정치 관련 사건 등 대형 수사에서 축소·은폐·편파 수사 시비가 끊이지 않는 만큼 김 후보자가 어떤 방향으로 검찰 개혁을 수행해 나갈지 관심이다.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중립성·공정성을 확보하는 과제도 해묵었지만 중차대한 검찰의 과업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대형 수사를 맡아 진행하면서 외압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법무부와의 관계 설정도 관심거리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거법 적용을 놓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법률가로서의 양심상 도저히 선거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 뒤로 국정원 수사 관련 외압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황 장관보다 연수원 1년 후배이지만 나이는 5살이 더 많다. 공안통인 황 장관과 달리 김 내정자는 주로 특별수사를 해왔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선 검사들의 수사에 대한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나 정치권의 ‘외풍’ 등을 차단하면서도 국민의 기대를 충족하는 양질의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에 김 후보자가 어떻게 부응할지 주목된다.

검찰 내 이른바 ‘특수라인’과 ‘공안라인’의 극한 대립 등을 바로잡을 인사 쇄신도 필수 과제다.

일각에서는 국정원 사건 관련 내분을 검찰 내 특수통과 공안통 간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하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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