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교도소 이감 16명 확진… 동부구치소發 ‘코로나 감옥’ 공포 확산

남부교도소 이감 16명 확진… 동부구치소發 ‘코로나 감옥’ 공포 확산

최훈진 기자
입력 2020-12-30 22:00
수정 2020-12-31 16:3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전국 교정시설 누적 837명 확진
비확진자 126명 강원북부교도소로 이감
尹 “1000만원 이하 벌금 수배 해제” 지시
MB, 퇴원 후 다른 구치소로 이송 가능성

이미지 확대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어제 동부구치소에서 233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총 757명이 감염됐다. 2020.12.29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어제 동부구치소에서 233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총 757명이 감염됐다. 2020.12.29
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일주일 전 음성 판정을 받고 남부교도소로 이감된 85명 중 16명이 확진됐다. 법무부는 수용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확진자를 분산한다는 방침이어서 동부구치소가 전국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전파 진원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에도 동부구치소 비확진자 126명이 강원북부교도소로 이감됐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54개 교정시설의 확진 인원은 전날에 비해 37명 늘어난 83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7명은 동부구치소에서 발생했고, 8명과 2명은 각각 남부교도소와 광주교도소에서 확진됐다. 남부교도소에서 확진된 수용자들은 지난 23일 동부구치소가 1차 전수조사를 마친 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이송시킨 175명 중에서 나왔다. 동부구치소는 한때 수용 인원이 정원보다 400여명이 넘는 2419명까지 치솟자 남부·강원북부·경기여주 등 3곳의 교도소로 비확진자를 이송했다. 남부교도소에서는 이들 가운데 16명, 강원북부교도소에서는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당시 잠복기였다가 증상이 발현된 것일 수 있지만 새롭게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은 이감 과정과 이감 이후에 여러 명이 밀폐된 공간에 함께 수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감 초기에는 독거 시설이 아닌 혼거도 있었던 터라 그때 전파됐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밀접 접촉자 중 일부는 다른 교도소로 이송된 인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구치소는 첫 전수조사 후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지난 19일에도 밀접 접촉자 180명을 4시간 동안 강당에 모이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345명이 이감된 경북북부제2교도소에서는 자녀가 어린 교도관들의 육아휴직이 잇따르기도 했다.

전국 교정시설의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는데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9일 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추가 이송을 지시했다. 주무 장관이 교정시설 방역에 손놓고 있다는 비판에 주먹구구식 대응을 하다 보니 되레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문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54개 구치소와 교도소의 평균 수용 밀도는 111.7%로 이미 정원 초과 상태다. 동부구치소 수용자 분산이 이뤄지면 다른 시설의 수용률이 높아지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더 커진다. 이에 수감 시설이 아닌 별도 시설에 수용자들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날 “구금시설 수용자는 감염 예방과 적절한 의료 조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용시설 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1000만원 이하 벌금 수배자에 대한 수배를 해제하라고 이날 지시했다.

한편 지난 17일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서울대 병원에 입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 사용했던 동부구치소 독방에서 개인 물품 등이 모두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퇴원 뒤 아예 구치소를 옮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20-12-31 8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