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중인 산모들 인터넷 커뮤니티서 전전긍긍
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해당 병원에 다니는 만삭의 임산부들이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비 엄마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병원을 옮겨야 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임산부의날 표창 현수막 철거되는 이대목동병원
18일 오전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설치됐던 ’임산부의 날’ 대통령표창을 알리는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현장의 분위기와 달리 인터넷 등에서는 병원을 옮겨야 하느냐, 앞으로 믿고 갈 수 있겠느냐 등의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출산과 육아 경험을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8개월 차 임산부인데 병원을 옮겨야 하느냐”는 질문에 “저라면 옮긴다”, “옮기는 게 좋을 듯”이라는 등의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같은 커뮤니티에서 이대목동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했다는 산모는 내달 아이의 심장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 방문하기가 꺼려진다는 두려움을 토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술 후 아이가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데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임신 과정 내내 진료를 받아온 의사를 바꾸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닌 만큼 환자들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당장 병원을 옮기기도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계속 진료를 받기도 망설여진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다.
이번 사망사고를 계기로 실제 진료를 중단했다거나 인근 병원으로 옮긴 환자 사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인근 종합병원 관계자는 “임산부가 진료하던 병원을 바꾸기 위해서는 예약이나 변경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무래도 지난 주말에 일어난 사건이어서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집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관계자들 역시 병원 내부 방침을 이유로 환자 수 증감 여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들이 입을 다문 가운데 현장에서 만난 임산부는 당장 병원을 옮기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대기실에서 만난 30대 산모 A씨는 “미숙아 사망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매우 무겁지만 진료를 계속 받아왔던 병원이라 옮길 생각은 없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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