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34) 하지정맥류

[Weekly Health Issue] (34) 하지정맥류

입력 2010-10-11 00:00
수정 201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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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상 가만히 서 장딴지 표재정맥 확인을 예방 위한 생활지침

주변에서 장딴지 혈관이 마치 살아 있는 지렁이처럼 꾸불꾸불하게 불거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가 만들어낸 혈관 증상이다. 심장에서 뿜어진 피가 다리쪽으로 내려왔다가 판막 이상 등의 이유로 정맥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가지 못하고 다리 쪽에 머무르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전문의들은 이를 두고 ‘직립의 징벌’이라고 말한다. 네 발로 기어다니는 동물에게는 거의 없는 병이 사람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교사 등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 특히 많은 하지정맥류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조용필 교수로부터 듣는다.
가족력의 영향에다 직업적인 요인도 강하게 작용하는 하지정맥류는 초기의 경우 당장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병증의 진행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사진은 하지정맥류 환자를 검진하고 있는 조용필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가족력의 영향에다 직업적인 요인도 강하게 작용하는 하지정맥류는 초기의 경우 당장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병증의 진행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사진은 하지정맥류 환자를 검진하고 있는 조용필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하지정맥류란 어떤 질환이며, 유형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하지정맥류란 다양한 원인으로 다리 부위인 하지의 피부 가까이에 위치한 표재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면서 꼬불꼬불 뒤틀려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유형 구분은 동반된 다른 원인질환이 없는 1차성과, 이보다 증상이 심하며 주로 심부정맥 질환이 원인인 2차성 하지정맥류로 나누며, 크기에 따라서는 모세혈관확장증(1㎜ 미만), 망상정맥(1∼3㎜), 정맥류(3㎜ 이상) 등으로 구분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하지정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유발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정맥류의 유력한 유발인자로는 가족력과 첫 임신을 했을 때의 나이, 경구용 피임제 사용, 하루 6시간 이상을 서서 일하는 직업, 비만, X-선 혹은 자외선 노출 정도, 혈전정맥염의 병력, 복압을 증가시키는 만성 질환인 만성 변비·배변 및 배뇨장애·몸에 꼭 끼는 거들이나 코르셋 착용·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직업,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을 들 수 있다.

●발병 경로도 설명해 달라.

하지의 정상적인 정맥 순환은 피부 가까이에 위치한 표재정맥의 혈액이 근육층을 관통하는 관통정맥을 거쳐 근육 속 심부정맥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거친다. 이처럼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하지정맥 속에 있는 일방판막이다. 어떤 이유로든, 나이가 들면서 이 판막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혈액의 순환 방향이 바뀌는 역류현상이 생기게 되고 표재정맥으로 전달되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하지정맥류가 생기게 된다.

●하지정맥류의 유병률과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발병 추이상의 특성을 설명해 달라.

미국의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2%, 성인의 경우 약 30%로 집계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성인 유병률은 10% 전후로 미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정맥류는 나이가 많을수록, 또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출산력이 많고, 체중이 무거울수록 유병률이 높다. 최근에는 비만 환자와 신체적 움직임이 적은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젊은 인구의 증가로 30대 미만의 발병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어떻게 검사, 진단하는가. 유효한 진단 기준도 곁들여 달라.

30분 이상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 장딴지 부위에 꼬불꼬불하게 부풀어 오른 표재정맥을 육안으로 확인함으로써 일반인도 쉽게 병증을 진단할 수 있다. 이학적 검사를 통해 하지정맥 혈액의 역류 유무, 임상 증상에 따른 병기, 정맥부전에 동반된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이 밖에 도플러 초음파, 정맥 역류 혈량측정법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정맥부전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병기에 따라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모든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용적인 목적이 아니고 하지정맥류와 관련된 심각한 증상이 없다면 생활 습관의 변경, 압박스타킹 착용 등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악화 방지와 가벼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방법으로는 경화요법, 정맥류 발거술과 결찰술, 정맥 내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모세혈관 확장증이나 망상정맥, 크기가 작은 정맥류 등은 경화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고, 혈류의 역류를 동반한 정맥류는 정맥류 발거술과 결찰술, 정맥 내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각각의 치료에 따른 한계와 부작용, 후유증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압박스타킹 착용 등의 보존치료는 다리의 혈액순환을 도와 악화를 방지하고, 가벼운 증상을 완화시키며, 다른 적극적인 치료법의 효과를 높이는 치료방법으로, 간단하고 안전하다. 하지만 매일 착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고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경화요법은 정맥에 경화제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크기가 작은 정맥류, 다른 치료 후에 남은 정맥류나 재발한 정맥류 등에 적용한다. 이 방법은 마취나 입원이 필요 없고, 외래에서 간단히 시술할 수 있지만 정맥 속에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경화제의 혈관 밖 유출로 인한 합병증이 있을 수도 있다. 정맥류 발거술과 결찰술은 다른 치료 방법들에 비해서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지만 마취와 입원이 필요하고 피부 절개 흔적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정맥 레이저 치료는 피부 절개창을 최소화하여 최대한의 미용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신경손상 등의 합병증이 간혹 있을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10-1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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