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동안 주운 일회용컵 825개… “보증금제 부활하라”

1시간 동안 주운 일회용컵 825개… “보증금제 부활하라”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19-05-27 02:00
수정 2019-05-2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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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폭염에 버려지는 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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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홍대에서 열린 ‘플라스틱 컵 어택´ 행사에서 시민들이 길에서 모은 일회용컵 개수를 세고 있다. 쓰레기 덕질 제공
25일 홍대에서 열린 ‘플라스틱 컵 어택´ 행사에서 시민들이 길에서 모은 일회용컵 개수를 세고 있다.
쓰레기 덕질 제공
홍대 일대 곳곳 아이스컵 ‘무단 투기’
보증금제 폐지 후 컵 사용량 3배 늘어
환경단체 “재활용 위해 보증금제 필요”


이른 폭염이 시작되면서 아이스 음료를 담는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은 줄고 있지만, 매장 밖 이용이 늘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란 빈병 보증금제처럼 일회용컵에 보증금을 부과해 매장으로 컵을 반납하면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에서는 환경운동가 모임 ‘쓰레기 덕질’ 주최로 ‘플라스틱 컵 어택(Plastic Cup Attack)’이 열렸다. 길거리에 버려진 일회용컵을 주운 뒤 가장 개수가 많은 상표의 매장을 찾아 컵을 반납하는 행사다. 쇼핑 후에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을 벗겨 카트에 쌓는 플라스틱 반대 운동 ‘플라스틱 어택’ 을 컵에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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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홍대에서 열린 ‘플라스틱 컵 어택’ 행사에서 시민들이 길에 버려진 일회용 컵을 모으고 있다. 쓰레기 덕질 제공
25일 홍대에서 열린 ‘플라스틱 컵 어택’ 행사에서 시민들이 길에 버려진 일회용 컵을 모으고 있다. 쓰레기 덕질 제공
이날 홍대 주변과 연남동 일대의 화단, 쓰레기통 주변, 전봇대와 가로등 밑, 놀이터 등 곳곳에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가 쌓여 있었다. 시민 68명이 1시간 동안 주운 컵은 총 825개에 달했다. 대부분 아이스 음료용 컵이었다. 이 중 테이크 아웃 판매를 주로 하는 메가커피가 127개로 가장 많았다. 시민들은 컵 줍기가 끝난 뒤 메가커피 매장 앞에서 “일회용컵을 재활용하자” “보증금제 부활하라”고 외친 뒤 컵을 매장에 돌려줬다.

환경단체들은 무단 투기되는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보증금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폐기물과 섞이면 재활용이 어려우니 일회용컵을 매장으로 모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보증금제가 시행됐던 2002년 이후 일회용컵 환불 비율은 2003년 18.9%에서 2007년 37%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일회용컵 사용량은 보증금제 폐지 후 급증해 2003~2007년 평균 2만 7000개에서 폐지 이듬해인 2009년 10만 5996개였다. 현재 보증금제는 스타벅스 등 일부 브랜드에서만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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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홍대에서 열린‘플라스틱 컵 어택’행사에서 시민들이 모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쓰레기 덕질 제공
25일 홍대에서 열린‘플라스틱 컵 어택’행사에서 시민들이 모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쓰레기 덕질 제공
환경부도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1년 전부터 보증금제 부활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실효성 등을 이유로 국회 상임위에서 관련법(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버려지면 분리선별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업체들이 재활용을 꺼리게 된다”며 “구매 매장이 아니어도 반납이 가능하게 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경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2008년 당시 회수율이 낮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규제완화를 이유로 보증금제가 폐지됐다”면서 “페트병까지도 보증금제를 시행하는 선진국처럼 일회용품 감축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19-05-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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