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끊은 공립학교 교사 6년간 100명… 절반 이상이 초등교사

목숨 끊은 공립학교 교사 6년간 100명… 절반 이상이 초등교사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7-31 02:07
수정 2023-07-31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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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만 11명… 경기 22명
교권침해 유형, 폭행·협박 급증
서이초 교사 추모 3만명 도심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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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검은 옷 입고 거리로 나온 교사들
폭염에도 검은 옷 입고 거리로 나온 교사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지난 29일 전국에서 모인 교사 3만여명이 검은 옷과 모자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를 추모하며 ‘교권 침해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22일에 이어 2주 연속 집회에 나선 이들은 연단에서 교권 침해 사례를 발표하며 교사의 교육권 보장,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뉴시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원이 숨진 가운데 지난 6년간 공립 초중고 교사 100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는 조사가 나왔다. 사망한 교사 절반 이상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교육활동 침해도 폭력이나 협박 등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유형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취합 자료를 보면 2018년 1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공립 초중고 교원 100명이 사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22명)가 가장 많았다. 서울(13명), 부산(9명), 경북(8명), 충남(7명) 순이었다.

교원의 극단적 선택은 2018년 14건, 2019년 16건, 2020년 18건, 2021년 22건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그러다가 2022년 19건으로 소폭 줄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11건에 달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교사가 57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와 중학교는 각각 28명과 15명이었다. 2022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 교원(44만 1796명) 중 초교가 44.1%(19만 5037명)인 점을 감안해도 초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비율이 높다.

‘원인불명’으로 구분된 70명을 제외한 30명 중에선 원인 중 ‘우울증, 공황장애’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가족 갈등’ 4명, ‘신변 비관’이나 ‘질병 비관’이 각각 3명 등이었다.

교권 침해의 양상은 더 위중해지는 모양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2학년도에 접수된 학부모나 보호자 등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는 202건이었다. 2019학년도 227건이었다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2020학년도에 116건으로 줄었다가 등교가 전면 재개된 지난해 다시 예년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중 모욕·명예훼손의 비중은 2019학년도 49.3%에서 2022학년도엔 37.1%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상해·폭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6.9%로 늘었다. 협박은 9.3%에서 11.9%로 증가했다. 악성 민원을 제기하거나 학교로 찾아가는 등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도 18.5%에서 22.3%로 높아졌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가 두드러진다. 2022년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전체 교육활동 침해 가운데 29.6%가 학부모 등에 의해 발생했다. 중학교는 3.8%, 고등학교는 4.5%에 그쳤다.

근본적인 교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교사 3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숨진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두 번째 주말 도심 집회가 열렸다. 교육부는 다음달 ‘교권 보호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3-07-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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