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립대 공동학위’ 내년 자율 시행… 대학 줄세우기 장벽 허물어질까

[단독] ‘국립대 공동학위’ 내년 자율 시행… 대학 줄세우기 장벽 허물어질까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1-10-03 22:32
수정 2021-10-0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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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동·복수학위제 활성화 추진

두 학교서 학점 이수해 학위 받는 제도
추진 실적 따라 대학 육성사업비 배분
지방대 입학생 감소에 공동 대처 기대
학벌 세탁 등 우려… 학생들 설득 과제

내년부터 국립대 간 ‘공동학위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위 남발’과 ‘학벌 세탁’이라는 우려에도 학령인구 감소와 공고한 대학 서열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1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교육부는 내년부터 국립대를 중심으로 대학 간 공동·복수학위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복수학위제와 공동학위제는 교류협정을 맺은 두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해 각각 두 대학의 학위를 받거나 공동 명의로 된 하나의 학위를 받는 제도다.

교육부는 국립대를 중심으로 대학 간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9개 거점국립대 간 온라인 학점교류를 시범 실시한 데 이어 올해 이를 전체 국립대 간 온·오프라인 학점교류로 확대했다. 공동·복수학위제는 학점교류에서 한발 나아간 제도다.

공동·복수학위제를 포함한 네트워크 구축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다만 교육부는 국립대학 육성사업비의 일부(올해 약 150억원)를 각 대학의 추진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한다. 경상국립대와 창원대는 올해 2학기부터 대학원 복수학위제를 시행하며 첫발을 뗐다.

이 의원은 “공동·복수학위제는 대학 간 장벽을 없애고 대학 서열을 완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부터 교육계에서는 거점국립대를 통합해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학위를 수여하는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대학 평준화’ 우려에 부딪혀 진전되지 못했다.

국립대 간 공동·복수학위제는 이보다 소극적인 통합이나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 의원은 “대학 입학자원 감소 위기에 지방대학들이 공동 대처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해 고등교육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대학이 어떤 형태로 공동·복수학위제를 할 것인지다. 일부 국립대가 인근 학교와 대학원 과정에서 공동·복수학위 형태로 추진할 경우 대학 간 서열을 완화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국립대학 육성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서울대와 인천대는 공동·복수학위제 구상에서도 빠져 있다.

대학 서열과 그에 따른 공정성에 민감한 대학생들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2018년 인천대 등 경인지역 14개 대학들이 국내 최초로 대학 간 복수학위제를 추진했지만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2021-10-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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