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교장단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8개 자사고에 대한 항소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숭문고는 서울시교육청에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숭문고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학령인구의 급감과 자사고 폐지 정책, 새로운 대입 정책 등으로 자사고는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 학교는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숭문고는 신입생 일반전형에서 2017학년도부터 5년 연속 미달을 기록했다. 모집 충원율은 매년 하락해 2021학년도에는 59%로 일반전형 정원의 절반을 가까스로 채웠다. 그러면서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 굳이 자사고의 틀을 유지하지 않아도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교육 활동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숭문고에 따르면 1·2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응답자의 80.4%가 일반고 전환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숭문고는 2019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8개 학교 중 한 곳으로,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서울 8개교 외에 경기 안산동산고와 부산 해운대고 등 총 10개교가 관할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인 가운데 숭문고는 소송 대열에서 이탈한 첫 사례다. 숭문고를 시작으로 이후 소송을 포기하고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학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올해 들어 동성고와 한가람고, 숭문고까지 서울에서만 3개 자사고가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와 법인, 학부모, 교육청이 참여하는 일반고 전환 협의체를 구성해 안정적인 일반고 전환을 지원하고, 교육과정 운영과 행정·재정 지원을 세심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