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ON실’ 구축 나선 서울시교육청
문 펼치면 영역 나눠져 교실 부족 완화다른 학교와도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
일반고 101곳 대상… 서열화 해소 구상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의 ‘설렘온(ON)실’에 구축된 온라인 스튜디오. 교사가 원격수업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학생들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인근 학교 학생들과 만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제공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는 당곡고는 교실을 여러 공간으로 나눠 소수의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됐다. 공강 시간에는 대학생들처럼 모둠학습 테이블에 모여 토론과 과제를 할 수 있다. 수업을 공유하고 있는 신림고와 수도여고, 영등포고의 수업을 원격수업 테이블에서 실시간 쌍방향으로 수강할 수도 있다.
이같은 ‘미래형 교실’이 올해 서울 일반고 101곳에 들어선다. 서울시교육청은 고교학점제에 대비해 수업 혁신을 뒷받침하는 공간인 ‘설렘온(ON)실’을 구축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말 사업을 신청한 일반고 101곳(전체 일반고의 48.6%)이 대상이며 내년에도 그 수를 늘릴 방침이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2025년)을 앞두고 소수 인원이 선택한 수업과 모둠 협업 수업, 온·오프라인 융합수업이 가능한 교실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설렘온실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한 ‘가변형 교실’과 원격수업 제작과 수강이 가능한 ‘온라인 스튜디오’를 특징으로 한다. 접이식 문을 닫으면 교실이 여러 칸으로 나뉘고 각기 다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온라인 스튜디오와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수강하는 공간, 모둠학습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이 들어선다.
기존의 교실 한 쪽에선 몇몇 학생이 선택과목을 수강하거나 모둠학습을 하며, 각자 노트북 앞에 앉아 이웃 학교의 원격수업도 들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학점제에서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는 데에 따르는 교실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교학점제 도입에 앞서 일반고에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일반고의 교육력을 높여 ‘고교 서열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구상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고 사이에서도 입시 실적에 따라 서열이 생기는 경향이 있는데, 학교 간 우수한 교육과정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1-02-24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