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최소화 어려워… 수업시수 줄여야”
개학 앞두고 학교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5월 초부터 부분 등교 개학이 예상되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 개학을 앞두고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2020.4.28 연합뉴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달 3~5일 사이 등교 개학 시기와 방식을 발표한다. 등교 시기로는 고등학교 3학년 또는 고3과 중3이 11일에 등교 개학을 시작해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현장에선 난색을 보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이 교사 488명을 대상으로 적절한 등교 개학 시기를 설문조사한 결과 ‘5월 6일’과 ‘11일’, ‘18일’, ‘모르겠다’ 등 네 개의 선택지 중 ‘18일’(36.9%)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실제 등교를 하면 ‘접촉 최소화’라는 방역의 원칙이 지켜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부제 등교나 요일별 등교 방안 등도 거론되지만 중·고등학교는 선택과목이 많고 한 교사가 여러 학년을 가르치는 까닭에 학급별로 나눠 수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급식 시간과 쉬는 시간 등을 모두 통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교사들은 지적한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학생들이 길게는 6~7교시까지 수업을 받고 급식까지 하게 되면 학교에서 ‘접촉 최소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수업시수와 수업일수를 대폭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역별·학교별 여건에 따라 등교를 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박남기(한국교육행정학회장) 광주교대 교수는 “학생 수가 적은 농어촌 및 도서벽지 학교는 등교를 해도 방역 원칙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 확진환자가 발생해도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0-05-01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