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식 전략’ 꼬리내린 한유총
개학 연기 참여 예상치 6분의 1 수준 그쳐교육부·공정위·검찰 전방위 압박이 결정타
한유총 이사장 “곧 거취 표명” 사과했지만
‘유치원 3법’ 반대 고수… 시간벌기 가능성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개학 연기 투쟁’으로 등원하지 못한 경기 수원의 일부 어린이들이 한 공립유치원에 마련된 임시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유총은 개학 연기 투쟁 철회문을 통해 “개학 연기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개학 연기 준법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한다”면서도 “정부가 경찰관, 시청공무원, 교육청공무원을 동원해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을 압박했으며, 이로 인해 유치원 현장의 혼동과 학부모의 불안이 가중됐다”고 밝혔다. 혼동의 원인을 정부 탓으로 돌린 셈이다.
개학 연기 투쟁 철회는 한유총의 벼랑 끝 전술이 이젠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동안 한유총은 유치원을 휴업하거나 폐업하면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큰 피해가 돌아가 여론의 화살이 정부로 쏠리는 약점을 활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해 왔다.
다만 개학 연기 투쟁 철회가 한유총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 한유총의 최대 목표인 ‘유치원 3법’ 통과 저지를 위해선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한유총이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을 우군 삼아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전횡을 막고 공공성을 높이는 ‘유치원 3법’ 통과를 저지하려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한유총 관계자는 “개학연기 투쟁이 준법 투쟁이며 이번 사태가 정리된 이후 폐원 투쟁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3-0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