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발족… 시작부터 ‘삐걱’
교육부가 중학교 자유학기제, 지방교육재정 개선, 대학 구조개혁 등 주요 교육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협의체에 참여하는 민간위원들을 임의적으로 선정하는 등 시작부터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협의체가 논의할 정책들이 이미 구체적 방향까지 제시돼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여론 조성’ 등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교육부는 26일 제1차 ‘교육개혁추진협의회’를 열고 ▲자유학기제 확산 ▲공교육 정상화 추진 ▲지방교육재정 개혁 ▲산업수요 맞춤형 인력 양성 ▲일·학습 병행제 도입 확산 등 5대 교육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과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분과위당 15명 안팎씩 6개 분과위에 모두 92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운영 기간은 일단 내년 2월까지다. 위원들은 교육부 관료와 현장 전문가, 학부모, 교원, 시민단체 관계자, 언론인 등으로 짜여졌지만 선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협의회는 찬반 논란이 있는 과제들도 다룰 예정이다.
교육부는 협의회 논의 등을 거쳐 오는 5월 지방교육재정 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학생수 감소 등을 이유로 삭감되면 시·도 교육감의 반발이 예상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방교육재정 개선은 비효율적인 부분을 걸러내는 게 목적”이라며 “정부에서 교육재정을 줄이자는 얘기도 있지만 나는 줄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수요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하고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도 추진한다. 구조조정과 맞닿아 있어 학생과 교수 등 학내 구성원의 반발이 예상된다.
자유학기제의 경우 교육부 내에 지난달 전담반까지 구성된 상황에서 협의회가 논의에 합류한다면 ‘옥상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선행학습금지법 시행 6개월 만에 최근 ‘방과후교실’의 선행학습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협의회가 이를 또다시 뒤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 교사는 “교육부가 선행학습금지법을 6개월 만에 고쳐 버리고 올해 수능 출제 방향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 학교 현장의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3-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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