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서울 지역 원장 50명 설문
잇단 어린이집 교사의 원아 폭행사고로 우수한 보육교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 보육 현장에서는 우수한 보육교사의 자리를 질 낮은 교사가 차지하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폭행사고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로는 규제 일변도의 정부 대책을 꼽았다.본지가 지난 5일과 6일 서울시 민간어린이집 원장 50명을 대상으로 긴급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58%(29명)가 이번 사고의 여파로 ‘그만두겠다고 통보한 교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보육교사의 평균 이직률(40%)을 크게 웃돈다. 전체 교사 6명 중 5명이 퇴사를 통보한 곳도 있었다.
또 어린이집 폭행 사고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2011년 이전(5년 전)과 비교해 보육교사의 질이 ‘하락했다’는 응답이 50%(25명)였다. ‘높아졌다’는 이는 20%(10명)였고 나머지 30%(15명)는 ‘그저 그렇다’고 답했다. 어린이집 폭력사고의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교사의 자질 부족이 98%(49명)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교사 업무가 96%(48명)로 뒤를 이었다. 폭력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90%(45명)가 현장을 무시한 정부의 탁상행정이라고 응답했다. 어린이집 원장 김모씨는 “사고 때마다 추가되는 규제가 아니라 보육 교사의 급여와 근무여건을 개선해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이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실시하는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 어린이집 교사의 근속기간은 2009년 3년 9개월에서 2012년 3년 8개월로 줄었다. 또 대학교 이상 학력소지자는 21.5%에서 18.9%로 급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5-02-09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