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가 학창·청년시절 일부를 보낸 경남 창녕군 한 마을. 2024.11.1. 이창언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불법 여론조사 의혹’ 중심에 선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명씨가 ‘모두 불 태우겠다’고 했던 휴대폰 등 증거물 행방이 묘연하다.
앞서 명씨는 ‘(휴대폰 등 증거들을) 아버지 묘소에 증거를 다 묻어놨다. 불 지르고 치워버린 다음에 내가 죄지은 거 있으면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은 ‘명씨가 아버지 주검을 화장해서 뿌렸고 그래서 아버지 묘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명씨가 자란 경남 창녕군 한 마을 주민들 역시 “동네에 명태균씨 아버지 묘소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1일 만난 마을 주민들은 예전 명씨를 기억했다. 어릴 적 이 마을로 온 명씨는 이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수의사였던 삼촌을 도와 창녕 일대 젖소 등을 돌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 회관 앞 비석에서는 명씨 삼촌 이름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주민들은 명씨가 언급한 ‘아버지 묘소’는 동네에 없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60년을 넘게 산 한 주민은 “동네에 (명씨) 선산이 있거나 그렇지도 않다”며 “명씨가 살았던 집터도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팔렸고, 집도 다 허물었다. 명씨 흔적은 동네에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이나 그럴 때 명씨가 동네를 찾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 역시 “동네에 묘소는 없는 걸로 안다”며 “(명씨는) 수의사 삼촌이 여기 있다는 이유로 마을에 왔고, 살았던 것으로 안다. 명씨 아버지가 마을에서 돌아가셨는지, 서울에서 돌아가셨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어릴 적 명씨를 ‘착실한 사람’으로 기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의혹·논란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명씨가 화장을 한 후 뼛가루를 따로 담아 어딘가에 묻었을 가능성도 있기에 ‘아버지 묘소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명씨가 숨겨놓은 증거물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고, 명씨 소환 조사도 계획 중이라 밝혔다.
한편 전날 창원지검은 경남 창원에 있는 명씨 자택을 방문해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 등 4명은 당시 묵직한 물체가 담긴 종이봉투와 서류가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명씨 자택에서 나왔다. 압수수색 때 명씨는 자택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 녹취를 두고 명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통령과 한두 번 통화한 게 아닌데 어떻게 다 기억하냐. 중간에 내용은 하나도 없지 않으냐”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