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운전자 “급발진, 아유 죽겠다”…사고 직후 회사 동료에 전화

역주행 운전자 “급발진, 아유 죽겠다”…사고 직후 회사 동료에 전화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4-07-03 17:02
수정 2024-07-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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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경찰 등 관계자들이 사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4.07.01 뉴시스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경찰 등 관계자들이 사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4.07.01 뉴시스
9명이 숨진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를 낸 운전자 A(68)씨가 사고 직후 회사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급발진. 아유 죽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다니는 경기 안산시의 모 버스 회사 동료인 B씨는 3일 연합뉴스에 “사고 직후 A씨와 두차례 전화 통화를 주고받으며 사고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직후인 지난 1일 오후 9시 45분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짧게 통화했고, B씨가 A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사고 상황을 물었다고 한다.

B씨는 “A씨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차를 몰고 나오는데 갑자기 차가 ‘우두둑우두둑’ 소리를 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 차가 앞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한 뒤 점점 빨라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브레이크가 딱딱해진 것이 아니라 브레이크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B씨는 “사고가 나고 조금 있다 A씨가 전화해서 ‘급발진, 급발진, 아유 죽겠다’라고 말했다”면서 “사고 자체가 크니까 그의 정신이 나갔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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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일 사고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국화꽃을 놓고 있다. 2024.7.3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일 사고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국화꽃을 놓고 있다. 2024.7.3 연합뉴스
이어 “A씨는 급발진이라고 느낀 거다. 그는 차량 정비 기술자인데 그걸 모르겠냐”면서 “차량 블랙박스도 작동이 되고 음성도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B씨는 “A씨가 회사에서 일하면서 사고 한번 없었고 운전도 잘하는 편이었다”면서 “나도 30년 기사 일 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를 급발진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A씨에게 들은 내용과 뉴스, 유튜브 내용이 너무 다르다”면서 “그가 사고를 내고 싶어 낸 것이 아니라 차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내와 함께 제네시스 G80을 타고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한화빌딩 뒤편의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약 200m 역주행하다 가드레일과 행인을 들이받은 뒤 차량 2대를 추돌했다. 이후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의 교통섬에서 멈춰 섰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운전자 과실, 급발진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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