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현장 떠나려 하는데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은 달랐다

살인범 현장 떠나려 하는데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은 달랐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4-06 22:27
수정 2021-04-0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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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 범죄 현장 떠나지 않고 머무른 점 등은 일반적 범죄자와 달라

‘노원구 세모녀 살인’ 피의자 공개…24세 김태현
‘노원구 세모녀 살인’ 피의자 공개…24세 김태현 서울경찰청은 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1996년생)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2021.4.5
서울경찰청 제공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피의자 김태현(24)을 9일 오전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송치할 때 그를 포토라인에 세워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 여부는 본인 의사 등을 토대로 결정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녀 관계인 여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6일 오후 1시쯤부터 약 8시간 동안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김씨를 직접 면담하면서 그의 성향과 범행 전후 심리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김태현의 범행 등을 볼 때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놨다.

김태현, 성범죄 전과에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며 지속적으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점, 흉기도 구하고 집요한 관계망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점, 여성에 대한 적대감으로 어떻게든 희생을 시키겠다는 생각을 했던 과정이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보통 살인범이라도 본인이 저지른 일로 스스로 당황해 현장을 어떻게든 떠나려고 하는데 김태현은 그런 게 아니라 이틀씩이나 그 장소에서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했다”면서 “그런 감정의 흐름은 일반적인 범죄자의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태현은 범행 당일 피해 가족 중 큰딸이 종종 다니던 PC방을 둘러본 뒤 주저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찾아갔다. 범행에 쓸 도구도 사전에 준비했다.

물품 배송기사로 위장해 피해자들의 집에 들어간 김씨는 집안에 있던 작은 딸을 먼저 살해하고, 이어 귀가한 엄마와 큰딸을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후 피해자의 주거지에 이틀간 머물렀으며 이 기간에 자해를 시도했다. 갈증이 심하다며 집 냉장고에서 술과 음료를 꺼내 마시기도 했다.

김씨가 이번 범행 전에 수개월간 피해자 중 큰딸을 집요하게 스토킹하며 집착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범행 전 큰딸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큰딸이 실수로 노출한 집 주소를 보고 계속 찾아가 만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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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에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오른쪽) 제3호 전문가 고문 영입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 2. 24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에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오른쪽) 제3호 전문가 고문 영입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 2. 24
국회사진기자단
동창생, 김씨가 장난치다 갑자기 욕했다고 기억그는 큰딸의 연락처가 차단되자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계속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큰딸이 범행 수개월 전부터 김씨의 스토킹으로 두려움을 호소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과거에도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3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신의 신음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지난해에는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안을 훔쳐봤다가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미성년자였던 2015년에도 성적인 욕설을 해 모욕죄로 벌금 3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씨와 학창 시절을 함께한 동창생들은 그가 청소년기에도 유난히 분노 조절을 어려워하고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성향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씨의 친구였다는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장난을 치다가도 갑자기 욕을 하고 화를 냈다”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예시를 들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김씨의 다른 동창생 B씨도 “중학생 때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잘 풀리지 않으면 씩씩거리며 사람을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며 “종종 화를 다스리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분노조절장애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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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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