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제16대 총장에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이화여대의 학생·교수·직원 등 교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7월 학교의 일방적인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함께 당시 최경희 총장의 퇴진을 촉구한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 출석해, 본관을 점거해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학교가 부른 경찰에 끌려 나가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청문회에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특혜의 문제점을 파헤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거쳤고, 지금 학교의 명예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감격보다도 어깨가 굉장히 무겁다”는 말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씨가 이화여대 입학 과정 및 재학 당시 여러 교수들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화여대가 국정농단의 중심에 서게 된 일을 가리킨 것이다.
김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은 시스템이 더 튼튼했다면, (학교) 지도부가 더 굳건했다면 (최씨의 개입을) 다 물리쳤어야 되는데, 거기에 말려들었던 지도부가 있었다”면서 “사실 학교 경영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그 유혹을 견뎌내지 못한,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통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찰의 학내 진입 사건으로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아직도 상담을 받는 학생들이 있다”면서 “그때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고···그래서 그 장면을 보면서 교수들도 많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전날 김 교수가 이화여대의 새 총장으로 당선되기에 앞서, 공교롭게도 정유라씨의 한국 송환 결정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김 교수는 “정씨로 인해서 다시 이화여대가 또 뒤집어지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자기 삶에 자기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어른들의 욕망 안에서 자기 삶이 담보 잡혀버린 것인데, 앞으로는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오늘날 어렵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간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의 삶이 힘들지 않았던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이 희망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삶에 무한한 단면이 있으니까 그런 무한한 측면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어려움들을 이겨나갔으면 좋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좌절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앞서 김 교수는 총장 선거에서 57.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선거에 참여한 학생 9835명 중에 9384명(95.4%)가 김 교수에게 지지를 보냈다. 김 교수의 총장 취임식은 오는 31일 열리는 이화여대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 교수는 지난해 7월 학교의 일방적인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함께 당시 최경희 총장의 퇴진을 촉구한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 출석해, 본관을 점거해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학교가 부른 경찰에 끌려 나가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청문회에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특혜의 문제점을 파헤치기도 했다.
이화여대 총장 후보 결선투표 1위 김혜숙 교수
25일 실시된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 결과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1위, 김은미 국제대학원 교수가 2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김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은 시스템이 더 튼튼했다면, (학교) 지도부가 더 굳건했다면 (최씨의 개입을) 다 물리쳤어야 되는데, 거기에 말려들었던 지도부가 있었다”면서 “사실 학교 경영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그 유혹을 견뎌내지 못한,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통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찰의 학내 진입 사건으로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아직도 상담을 받는 학생들이 있다”면서 “그때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고···그래서 그 장면을 보면서 교수들도 많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전날 김 교수가 이화여대의 새 총장으로 당선되기에 앞서, 공교롭게도 정유라씨의 한국 송환 결정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김 교수는 “정씨로 인해서 다시 이화여대가 또 뒤집어지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자기 삶에 자기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어른들의 욕망 안에서 자기 삶이 담보 잡혀버린 것인데, 앞으로는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오늘날 어렵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간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의 삶이 힘들지 않았던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이 희망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삶에 무한한 단면이 있으니까 그런 무한한 측면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어려움들을 이겨나갔으면 좋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좌절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앞서 김 교수는 총장 선거에서 57.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선거에 참여한 학생 9835명 중에 9384명(95.4%)가 김 교수에게 지지를 보냈다. 김 교수의 총장 취임식은 오는 31일 열리는 이화여대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