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서 선박 3척 좌초…긴박했던 구출 작전

울산 앞바다서 선박 3척 좌초…긴박했던 구출 작전

입력 2013-11-25 00:00
수정 2013-11-2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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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시 47분께 울산 앞바다에서 벌크선이 돌풍에 연안으로 밀려 암초에 걸리는 등 선박 3척이 잇따라 좌초됐다.

해경은 3척 가운데 1척의 선원 11명을 구조 완료했고, 35명이 타고 있는 나머지 2척을 인양하는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7분께 울산시 동구 해안에서 약 2.5㎞ 떨어진 해상의 E-1 묘박지에 있던 중국 선적 4천675t급 벌크선 ‘ZHOU HANG 2호’(승선원 17명)가 기상 악화로 닻을 올리고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거센 바람으로 연안 0.2마일(약 320m) 지점까지 밀려와 암초에 걸려 멈춰섰다.

이어 오전 2시 30분께는 파나마 선적 7천675t급 석유제품운반선 ‘CS CRANE호’(승선원 18명)이, 3시 55분께는 우리나라 석유제품운반선인 2천302t급 ‘범진 5호’(승선원 11명)가 잇따라 바람에 밀려 연안 0.5마일 지점에서 각각 좌초됐다.

이들 선박은 배가 연안으로 밀리는 상황에 대비해 먼바다 쪽 묘박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돌풍에 휩쓸렸다.

울산해경은 경비함정 6척과 122구조대를 비롯해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과 특공대를 동원해 구조에 나섰다.

해경은 3척 가운데 암초에 불안전하게 걸린 범진 5호에 대한 구조부터 시작했다.

구조단과 특공대 등 30여명은 암초 위를 걸어 배 아래까지 접근해 밧줄을 약 15m 높이의 좌초선박 난간에 걸었다.

선원 11명은 로프를 타고 무사히 내려와 현재 울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유동선(39) 일등 항해사는 “갑판 위로 바닷물이 쉴새없이 쏟아졌다”며 “파도가 한 방향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배를 때려 좌초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나머지 2척에 계류된 35명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구조를 보류했다.

이들 2척은 암초에 안전하게 얹힌 상태여서 전복 등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선원들을 배에 계류시킨 상태에서 배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경은 조수와 바람의 영향 등을 고려해 이들 선박을 안전하게 인양하는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편 선박이 좌초되면서 연료유와 보관하던 폐유 일부가 유출돼 해안이 오염, 긴급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 직후 동구 상진항과 슬도 인근 해상에서 너비 3m와 길이 50m, 너비 3m와 길이 100m의 기름띠가 각각 발견됐다. 기름띠는 이후 바람을 타고 육지쪽으로 밀려와 해안에 들러붙었다.

해경은 동구청, 육군 53사단 127연대, 방제업체, 민간단체 등과 함께 총 300여명을 동원해 방제포로 기름을 닦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좌초선박이 연안으로 밀리면서 전복과 미역 양식장을 덮친 데다 기름띠도 양식장 주변에 퍼지면서 일대 어민의 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박 3척 가운데 2척이 석유제품 운반선이지만, 사고 당시 이들 배에 석유제품은 실려 있지 않았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은 기름 성분을 분석해 3척의 선박 가운데 어떤 배에서 샌 기름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현장을 찾아 “2차 해상오염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좌초선박의 안전한 인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해남부 해상에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사고 당시 해상에는 초속 20∼22m의 강풍이 불었고, 파고가 3∼4m에 달하는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해경은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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