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죽은 개구리’ 혼입 사건…“발견”vs“불가능” 진실 공방

분유 ‘죽은 개구리’ 혼입 사건…“발견”vs“불가능” 진실 공방

입력 2013-08-21 00:00
수정 2013-08-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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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업체의 유아용 분유에서 발견된 개구리. MBC 방송 캡처
국내 유명업체의 유아용 분유에서 발견된 개구리. MBC 방송 캡처
유아용 분유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유아를 자녀로 둔 엄마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하지만 업체 측은 “분유 제조 공정상 길이 4㎝가 넘는 이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진실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업체가 제조한 분유에서 숨진 개구리가 발견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물 혼입과정을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일 양모(전남 목포)씨는 ‘6개월 된 딸에게 먹이는 분유 통 안에서 죽은 개구리를 발견했다’며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분유 통에서 발견된 개구리는 4.5㎝ 크기로 말라 죽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분유업체에 대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사를 거쳐 제조 과정상 문제로 드러나면 문제가 된 분유와 제조된 날짜가 같은 동일 제품들의 판매를 금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아를 자녀로 둔 주부들은 엄마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문제의 분유 이름과 제조업체명을 확산시키며 불매 운동이 벌어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주부들은 “아이들이 먹는 제품에 이게 무슨 짓이냐”며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다. 안양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아이들이 먹는 분유에 개구리가 들어갔는데 제조업체는 아직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개구리 분유를 제조한 당사자에게 먹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해당 분유제조업체는 물론 동종 업계에서는 개구리가 발견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에 해당 분유 업체 관계자는 “분유 제조 과정에서 액체 상태와 분말 단계에서 여러 차례의 거름망을 거치고, 마지막 거름망은 구멍지름이 1.2㎜이기 때문에 개구리 같은 대형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해명했다.

분유는 자동화 공정을 거쳐 밀봉처리 되기 때문에 누군가 제조 과정에 개구리를 고의로 집어넣지 않는 이상 혼입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한 분유업계 관계자는 “제조 공정을 24시간 녹화하는데다 여러 단계의 거름 장치를 거치는데 개구리가 들어갔다고 하니 우리 주변에서도 황당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무분별한 ‘마녀사냥’식 비난은 옳지 않다는 네티즌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물질이 어디에서 들어갔는지 명확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 불매 운동을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분유 제조 업체는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 실명을 거론하는 사례가 나오면 법적대응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결국 식약처 조사에서 최종적인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조사 과정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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