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딸밖에 없다고 소개팅남이 상주를 맡았습니다”…여전한 장례문화

[돋보기] “딸밖에 없다고 소개팅남이 상주를 맡았습니다”…여전한 장례문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6-07-07 06:20
수정 2026-07-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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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딸뿐인 가족이 소개팅남을 상주로 세운 사연 소개
  • 고아성, 어머니 장례 때 삼촌 상주 경험 공개
  • 딸도 상주 가능, 남성 상주 관행은 오래된 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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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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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성이 출연한 유튜브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딸밖에 없어 소개팅하던 남성이 상주를 맡았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여의도 육퇴클럽’에서는 ‘장례식에서 상주는 꼭 남자가 해야 하나’를 주제로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사연에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딸밖에 가족이 없었다. 그런데 당시 소개팅을 하던 남성이 주변 어른들의 권유로 상주를 맡았고, 장례식장 상주 명단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들은 고아성은 “그게 진짜다. 저도 경험자”라며 자신 역시 어머니 장례 당시 남자가 없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왕래가 없던 삼촌을 상주로 세웠던 일을 털어놨다.

고아성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가 없고 세 자매뿐이었다. 남자가 없으니 상주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며 “친하지도 않은 삼촌을 상주로 앉혔다. 주변에서 ‘장례식장에는 남자를 상주로 세워야 한다’고 해서 우리도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그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국은 세 자매가 장례를 치렀다”며 “엄마와 친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영정사진을 들고 상주 역할을 하는 게 너무 속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딸도 상주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아성의 사례처럼 여성만 있는 가족이 남성 친척이나 사위, 심지어 소개팅 상대에게 상주 역할을 맡기는 일은 지금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법이나 장례 관련 규정이 아니라 오랜 관습에서 비롯된 문화다.

서울시 성평등문화센터가 소개한 사례에 때르면 딸만 넷인 가족이 장례식장에서 “큰딸이 상주를 하겠다”고 했지만 “사위를 세우는 것이 보기 좋다”는 권유를 받은 일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외동딸 대신 사촌오빠가 상주를 맡은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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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여의도육퇴클럽-도시여자대피소’ 캡처
유튜브 ‘여의도육퇴클럽-도시여자대피소’ 캡처


현행 법령이나 장례 관련 규정에는 상주를 반드시 남성이 맡아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딸도, 외동딸도, 배우자도 모두 상주를 맡을 수 있다. 상주란 법적 지위가 아니라 장례를 주관하는 가족을 의미하는 만큼 유족들이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

그럼에도 남성 상주 문화가 이어지는 이유는 유교적 장례문화의 영향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제사를 잇는 장남이 상주를 맡는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졌고, 그 관행이 현대 장례식장에도 남아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5년 안에 장례를 치른 경험이 있는 13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5%는 상주 역할을 주로 남성이 맡았다고 답했다. 영정사진과 위패를 드는 역할도 95.3%가 남성이었고, 장례의 주요 의사결정 역시 남성이 맡았다는 응답이 76.6%에 달했다.

인식은 달라지고 있다. ‘상주는 남성이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 ‘성별에 따른 장례 역할 구분은 개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89.2%에 이르렀다. 기존 장례 방식이 다양한 가족 형태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85.8%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도 “외동딸이 상주를 맡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가족의 뜻에 따라 새로운 장례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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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장례의 본질은 성별이 아니라 고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추모하고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가족 형태가 다양해진 오늘날에도 남성 중심의 관행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제는 ‘누가 남성이냐’보다 ‘누가 가장 가까운 가족이냐’를 기준으로 상주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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