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껏 비키세요!” 길 막고 달린 러닝 크루…산책하던 시민까지 쳤다

“눈치껏 비키세요!” 길 막고 달린 러닝 크루…산책하던 시민까지 쳤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6-03-31 07:44
수정 2026-03-3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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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크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러닝 크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러닝 인구가 부쩍 늘어나며 ‘러닝 크루’ 모임이 유행하는 가운데 많게는 수십 명이 산책로나 러닝 트랙을 가로막고 달리는 등 일부 러닝 크루의 ‘민폐’ 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소셜미디어(SNS)에는 러닝 크루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한 시민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요즘 러닝 크루 민폐 나만 화나는 거냐. 어제 한강에서 싸움이 일어날 뻔했다”며 운을 뗐다.

당시 A씨는 남자친구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중 러닝 크루 약 20명 무리와 마주쳤다.

A씨에 따르면 이들은 형광색 조끼를 맞춰 입고 “지나갈게요! 우측통행이요!”라고 외치며 달려왔다. 3열 종대로 줄지어 길을 막은 상태였다.

러닝 크루는 A씨가 피할 틈도 없이 달려와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

이에 A씨가 “길을 다 막고 뛰면 어떻게 하냐”고 항의하자 맨 뒤에서 뛰던 남성이 멈춰서더니 “운동하는 사람들 안 보이냐. 눈치껏 비켜주셔야지 흐름 끊기게 진짜”라고 받아쳤다.

A씨는 “자기들이 산책로 전세 냈냐”며 “다이어트하고 땀 빼는 건 본인들 사정인데, 왜 지나가는 시민들이 길을 터 줘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에 네티즌들은 “단체로 저렇게 몰려다니면서 뛰는 거 진짜 위험하다”, “조용히 한 줄로 달려야지”, “저러다 부딪히면 어쩌려고 그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러닝은 진입 장벽이 낮고 도심 곳곳에서 즐길 수 있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안84 등 연예인들이 러닝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러닝 크루의 인기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무리를 지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일부 러닝 크루 탓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다. 수십 명이 길을 막고 달리며 보행자들의 통행을 가로막는가 하면, 횡단보도에서 멈춰 서서 사진을 찍거나 고성을 지르며 달리는 등의 ‘민폐’ 행각을 서슴지 않는 일부 크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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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이 함께 달리는 ‘러닝 크루’가 상의를 탈의하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등 민폐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러닝크루 관련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2025.9.18 홍윤기 기자
여러 명이 함께 달리는 ‘러닝 크루’가 상의를 탈의하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등 민폐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러닝크루 관련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2025.9.18 홍윤기 기자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은 러닝 크루의 단체 달리기를 제한하고 있다.

서초구는 반포종합운동장 트랙에서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했다. 인원 간 2m 간격을 지키도록 하는 규칙도 시행했다. 성북구도 성북천 인근에 ‘우측 보행·한 줄 달리기’ 현수막을 설치했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산책로에 ‘3인 이상 러닝 자제’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내걸었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세워진 러닝 크루 경고문이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

해당 안내판에는 ▲웃옷 벗기 No ▲박수·함성 No ▲무리 지어 달리기 No ▲비켜요 비켜 No 등 러닝 크루 활동 시 주의해야 할 4가지 수칙이 적혀 있다. 하단에는 ‘서로를 배려하며 2열로 안전하게 달립시다. 여긴 모두의 공원입니다’라는 문구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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