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더 오르기 전에”… 중동 사태에 ‘이곳’ 찾는 시민들 ‘쑥’

“기름값 더 오르기 전에”… 중동 사태에 ‘이곳’ 찾는 시민들 ‘쑥’

반영윤 기자
입력 2026-03-03 17:29
수정 2026-03-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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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발 유가 오름세에
저가 주유소 찾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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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꼽히는 동대문구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하고 있다. 이지 수습기자
3일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꼽히는 동대문구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하고 있다. 이지 수습기자


“어이구 잠시만요. 뭐가 이렇게 비싸요?”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사는 이항주(74)씨는 3일 오전 자택에서 3㎞ 넘게 떨어진 동대문구 A 주유소를 찾았다. 인근 주유소 다섯 곳을 지나쳐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골랐다. 이씨는 “중동전쟁은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기름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라며 혀를 찼다. 이씨는 돋보기안경을 밀어 올린 채 휘발유 약 14ℓ를 넣고 받은 2만 5000원짜리 영수증을 한동안 들여다봤다.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며 유가가 빠르게 상승한 국내에선 저가 주유소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시민들은 “내릴 때는 찔끔, 오를 때는 빠르고 크게 오른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당분간 차량 운행을 줄이고 주유 간격을 늘려야 할지 고민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돌입한 지 나흘째인 이날 아침, ℓ당 수십원 차이에도 국내 주유소 분위기는 확연히 엇갈렸다.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꼽히는 A주유소는 휘발유 1685원·경유 1585원에 기름을 팔고 있었다. 이 주유소는 오전 10분 동안 차량 3대가 다녀갔다. 반면 도보 6분 거리에서 휘발유 1698원·경유 1618원에 기름을 판매하던 성북구의 한 주유소에는 35분 동안 차량 3대만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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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오른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려 먼 주유소를 찾는 발걸음도 늘었다. 직장인 이원규(63)씨는 “집에서 15㎞ 떨어져 있지만, ℓ당 가격이 10원 정도 저렴한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가득 채웠다”고 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782원으로 지난달 28일(1750원)보다 약 32원(1.8%) 상승했다. 기름값은 올해 들어 국제 유가와 환율의 동반 하락에 따라 내림세를 보였지만 중동전쟁을 계기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쟁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안 확산이 소비 행태를 빠르게 바꿨다고 분석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위험이 확대된다는 인식이 강해질수록 소비자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심리가 커진다”며 “상황이 장기화하면 불안이 수요를 자극해 사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가는 체감 물가와 직결돼 여론에 영향을 미치지만, 휘발유와 경유는 비축에 한계가 있는 재화”라며 “정부가 대외 변수를 감안해 유류세 추가 인하 등 정책을 차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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