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개××야” 민원 공무원에 폭언하면 전화 끊는다… 통화 상시 녹음

“이 개××야” 민원 공무원에 폭언하면 전화 끊는다… 통화 상시 녹음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07-21 17:59
수정 2024-07-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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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민원처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흉기로 폭행하기 전 소지만 해도
일시 퇴거 및 기관 출입 금지 조치
통화내용 상시 녹음토록 법 개정
민원통화·1회 면담 권장시간 설정
기관장, 악성 민원인 직접 고소 의무화
7세↓ 영유아 동반 민원인 우선서비스
새달 31일까지 개정안 의견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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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청 민원실에서 악성민원 대응 경찰합동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도봉구 제공
서울 도봉구청 민원실에서 악성민원 대응 경찰합동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도봉구 제공
“야이 개××야, 너 같은 게 무슨 공무원이야! 쓰레기 같은 ××야. 내 민원 당장 처리 안 하면 죽여 버린다.”

앞으로 악성 민원인이 이런 식으로 민원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로 욕설하거나 폭언을 하면 바로 끊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진다. 통화 내용도 상시 녹음한다.

행정안전부는 21일 ‘악성 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대책’ 후속 조치로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경기 김포시청 9급 공무원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자 재발 방지를 위해 내놓은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에는 악성 민원 예방과 대응 차원에서 민원인 통화를 상시 녹음하고, 민원 통화·면담 1회당 권장 시간을 설정하도록 했다. 민원인이 욕설·협박·성희롱 등의 폭언할 경우 전화 종료에 관한 법적 근거도 담았다. 민원 통화 종료에 관한 근거는 기존에는 관련 지침으로 규정했으나 이를 법령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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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강화 범정부 종합대책 발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강화 범정부 종합대책 발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월 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강화 범정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민원인이 폭언·폭행하거나 무기·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경우 퇴거 또는 일시적 출입제한 조치를 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폭언·폭행 시에 퇴거 조치’였지만 이제는 흉기 등을 소지만 해도 바로 퇴거 조치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기관장이 민원 관련 위법 행위가 발생하면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하도록 의무화하고, 피해 민원 처리 담당자가 고소를 희망하는 경우 이를 적극 지원하는 방안도 담겼다. 민원인과 민원 처리 담당자 간 고소·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이 발생한 경우 변호사 선임 등에 필요한 비용도 기관장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별개로 민원인이 7세 이하의 영유아를 동반한 경우 민원 취약계층 전용 창구를 통해 민원 서비스를 먼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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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http://opinion.lawmaki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달 31일까지 우편·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대국민 서비스를 수행하는 민원 처리 담당자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선량한 민원인이 민원 처리 지연 등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공무원이 서로 존중하는 올바른 민원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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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폭언·폭행 등 악성 민원에 따른 담당 공무원의 어려움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상황에서 구가 감정노동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존중을 입다:시셔츠’ 캠페인을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시셔츠를 입은 강남구청 직원이 민원인을 응대하는 모습. 강남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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