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사실인데 프락치 낙인…비급여 끼워팔기는 문제” 익명 전공의 직언

“의사 부족 사실인데 프락치 낙인…비급여 끼워팔기는 문제” 익명 전공의 직언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2-22 11:13
수정 2024-02-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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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바이탈과 전공의 “정부에 찬성, 파업 반대”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 간 수입 격차 3배 이상”
수입 격차 원인으로는 ‘비급여 끼워팔기’ 관행 지적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22일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9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익명의 의사가 정부 정책에 찬성하며 파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바이탈과 전공의라고 소개한 A씨는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2020년에는 정부 정책에 극렬히 반대하고 파업에 적극 찬성했지만, 이번에는 정부 정책에 찬성하며, 파업에 반대한다”고 했다.

다만 “반대 의견을 말하면 욕을 먹거나 프락치 등으로 낙인 찍힌다”며 익명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바이탈과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과를 통칭하며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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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앞 지나는 의료진
응급실 앞 지나는 의료진 22일 오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실 앞을 지나고 있다. 2024.2.22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A씨는 파업 반대 이유로 종합병원 의사(대학병원 교수) 부족 문제를 들었다.

지방 및 기피과는 안 그래도 의사 수가 부족한데, 종합병원 의사와 개원의 간 수입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이탈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A씨는 “현재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 간 수입이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더 힘든 일을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며,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병원 교수는 젊은 의사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라며 “있던 교수들도 나오는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방, 기피과는 의사 자체 수도 적어서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 간 수입 격차는 실비보험의 성장과 그에 따른 비급여 끼워팔기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A씨는 “실비보험이 보편화하면서 비급여 시장이 미친듯이 커졌다”며 “개원가에서 비급여 끼워팔기, 생눈(무리한)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이상한 주사들(백옥, 마늘, 줄기세포)등으로 인해 개원가는 역대급 호황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행태는 환자를 속이는 것이니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씨는 현재 파업 분위기도 전했다.

개인 생각을 전제로 그는 “(현재 파업은) 초강경파 10%가 주도하고, 강경파 30%, 단순 찬성파 30%, 일을 쉬고 싶어하는 30%”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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