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헌재에 ‘탄소중립법은 위헌’ 의견 낸다…“우리 세대가 탄소배출량 소진”

인권위, 헌재에 ‘탄소중립법은 위헌’ 의견 낸다…“우리 세대가 탄소배출량 소진”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6-13 14:37
수정 2023-06-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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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전원위원회서 의결
위원 9명 중 7명 찬성 의견
“2030년 목표 낮고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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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퍼포먼스 하는 그린피스와 청년환경 단체
국회 앞 퍼포먼스 하는 그린피스와 청년환경 단체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국회 앞에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청년환경단체 회원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미래세대의 짐을 탄소 형벌로 표현하며 정치인들의 무관심을 지적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6.5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내기로 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낮아 부담을 떠 안는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기후 위기는 현재 세대가 당면한 문제임을 강조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지난 12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탄소중립법 제8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위헌이란는 의견을 헌재에 전달하기로 의결했다. 위원 9명 중 7명이 찬성했고, 기권 1명, 반대 1명이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가 지나치게 낮다며 헌재에 4건의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됐다.

대부분 위원들은 정부의 기후 위기 대처나 법률적 조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데 공감했다. 2030년까지 감축 목표가 낮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하기까지 2031년 이후 계획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남규선 위원은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면,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권고한 2010년 대비 45% 감축에 못 미친다”면서 “이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의 주축이 된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서미화 위원은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는 현재도 피해가 심각하고,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피해가 크다”면서 ‘기후 위기는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보강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미래세대 기본권 침해…부담 불평등”‘위헌은 의문’이라는 소수 의견도 나왔다. 이충상 위원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많이 감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고 행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기권했다.

전 세계가 만드는 기후 위기 정책의 근거가 되는 IPCC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 위원도 있었다. 한석훈 위원은 “시행령에 따라 5년마다 목표를 재검토할 수 있고,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40%를 정한 것”이라며 “IPCC 보고서에 나온 수치가 객관적인지 단정할 수 없고, 다른 나라 감축 실적이나 산업·기술 여건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수정 위원은 “헌재는 기본권 구제를 위해 사회 질서와 관련된 제도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환경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하면 의회에서 제정과 개정 과정을 지켜보기에는 급박하다”고 말했다.

송두환 위원장은 “미래에 나눠 써야 할 탄소배출량을 우리 세대가 소진하고 있다”면서 “헌재가 판단을 하겠지만, 인권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게 인권위의 의무”라며 위헌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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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헌재에 처음으로 기후소송을 제기한 청소년기후행동의 김보림 활동가는 “IPCC의 구성이나 탄소중립기본법이 미칠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듯한 발언도 나와 당혹스러웠다”면서도 “처음으로 정부기관이 ‘기후 위기 대응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낸 데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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