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뭐길래?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뭐길래?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입력 2023-04-12 14:33
수정 2023-04-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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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명예욕’ VS ‘후배 예술가 응원’
지역예술계 ‘박서보 예술상’ 폐지 목소리
민주화운동 외면…비엔날레 정신에 위배
광주비엔날레측 “미술 진흥 이바지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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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위한 예술인과 시민 모임’은 최근 광주비엔날레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예술인 모임 제공
‘광주 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위한 예술인과 시민 모임’은 최근 광주비엔날레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예술인 모임 제공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처음 제정한 ‘박서보 예술상’을 두고 지역예술계와 비엔날레재단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해 2월 박서보 작가와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후원 협약식을 했다.

협약에 따라 최근 개막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부터 ‘박서보 예술상’을 만들어 박서보 작가가 기부한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재원으로 참여작가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해 2042년까지 20년간 매 대회 박서보 예술상(상금 10만달러)을 줄 계획이다.

그러자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이 상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민족미술인협회광주지회를 비롯한 예술인과 시민사회로 구성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광주정신’으로부터 태동한 광주비엔날레 창립 취지에 박서보(사진) 작가가 그간에 보여준 행보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4.19혁명에 침묵하고 5.16군부정권에 순응했으며 군사독재 정권이 만든 관변 미술계 수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갑자기 등장한 ‘박서보 예술상’은 광주비엔날레의 창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라면서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박서보예술상을 즉각 폐지하라”고 밝혔다.

광주비엔날레재단도 입장문을 내고 “‘박서보 예술상’은 개인의 명예욕을 위한 것이 아닌 예술가들을 응원하기 위한 상”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은 “광주비엔날레는 대한민국 미술 진흥과 민족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고 국제적 문화교류를 확장시키는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기관들이 미술계 발전을 위한 후원 의사를 밝힌다면 그에 걸맞은 다양한 시상이나 작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서보 작가는 SNS를 통해 “1950년대 반 국전 선언을 언급하며 시대를 외면하지 않았다”면서 “더 많은 작가가 나서서 후원하고 그의 이름을 빌려 상을 만드는 것이 비엔날레를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제2, 제3의 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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