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3시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골목길.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은 누군가가 동물성 기름을 흩뿌려 놓았다고 주장한다. 2023.3.8 연합뉴스
17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의 정말 감정 결과 “흰색 액체는 식물성 기름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액체에서 ‘팔미트산’(palmitic acid) 성분도 일부 발견됐다.
팔미트산은 동·식물성 기름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체 지방산으로, 비누·페인트·화장품 등 제조에 사용된다.
경찰은 국과수 소견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슬람 사원 인근 폐쇄회로(CC)TV 캡처. 연합뉴스
당시 건축주 측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7일 오후 7시 32분쯤 우산을 써 얼굴을 가린 A씨가 맞은편으로 걸어간 뒤 냄비를 든 B씨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B씨는 한 손에 냄비를 들고 안에 든 액체를 20초가량 골목길 바닥에 여러 차례 뿌렸다.
A씨는 B씨와 보폭을 맞추며 액체가 뿌려지는 것을 본 뒤 자신이 걸어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갔다.
건축주 측은 해당 액체가 “동물성 기름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하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 측은 “비대위 소속 주민이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은 지난해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2년 가까이 건축주와 인근 주민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 앞에서 지난해 9월 삼겹살을, 12월에는 통돼지 바비큐를 구워먹는가 하면 같은 해 10월에는 삶은 돼지머리를 갖다 놓기도 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