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MRI 문턱만 높이고, 보장성 강화 빠진 尹 보건정책

초음파·MRI 문턱만 높이고, 보장성 강화 빠진 尹 보건정책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2-08-21 16:58
수정 2022-08-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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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강보험 보장률 64.2%, OECD 평균 이하
2005년부터 추진해온 보장성 강화 흐름 끊길 우려
비급여 늘수록 의료 가격 국가 통제력 떨어져
국민 부담 늘고, 실손보험사만 이득 보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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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받는 윤석열 대통령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받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기일(왼쪽 첫번째) 보건복지부 제2차관, 조규홍(왼쪽 두번째) 제1차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초음파나 MRI 등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줄이는 대신 필수 의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케어’를 대체해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2005년부터 이어져온 보장성 강화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9년 기준 6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인 80%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과잉 의료 이용을 야기하는 초음파·MRI 등 급여화 항목에 대해 철저히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문재인 케어 폐기 수순을 밟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직 급여화하지 않은 어깨·무릎·목 등 근골격계 질환 MRI부터, 이미 급여화한 항목들까지 재평가를 거쳐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올리거나 급여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민 부담을 늘리고, 실손보험사만 이득을 보는 정책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의료팀장은 2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MRI 검사는 이미 보편화돼 필수의료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급여 적용 기준을 까다롭게 하거나 다시 비급여로 돌려 보장성을 떨어뜨리면 환자 본인부담금이 오르거나 100만원에 달하는 검사비 전액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환자들은 민간 실손보험으로 옮겨가고, 결국 보험업 시장만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부터 초음파와 MRI를 단계적으로 급여화한 이후 초음파·MRI 이용량이 연평균 10% 안팎으로 증가해 건보 재정이 과도하게 지출됐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공의료위원장은 “일부 도덕적 해이 사례를 침소봉대해 보장성 강화 정책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은 알아서 각자도생하라는 것 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비용 부담으로 환자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할 게 아니라 노후 장비는 퇴출시키고 이런 장비로 MRI검사를 하면 수가를 깎아, 밤낮 없이 검사 장비를 돌리는 과잉 의료공급을 규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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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다른 보장성 강화 방안을 제시하는 대신 대동맥 박리, 심장, 뇌수술 등 의사들이 기피하는 고난도 수술을 중심으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해 필수의료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정책수가를 더 줘봤자 병원과 의사 입장에선 로봇 암 수술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없다”면서 “차라리 필수의료 인력을 더 고용하면 인건비를 보전해주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료팀장 또한 “필수의료 문제는 의사 인력 공급 자체가 부족해 생긴 것으로, 수가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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