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공포… “뚜껑 한쪽 고정시키고 수압 낮춰야”

맨홀 공포… “뚜껑 한쪽 고정시키고 수압 낮춰야”

진선민 기자
입력 2022-08-11 21:58
수정 2022-08-12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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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블랙홀’ 맨홀 서울 62만개

폭우 때면 수압 못 이겨 뚜껑 실종
시민들 무심코 걷다 빠지면 위험
배수로 주변 치워 빗물길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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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뚜껑이 사라진 맨홀 아래로 빗물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째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뚜껑이 사라진 맨홀 아래로 빗물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폭우로 수압을 견디지 못한 맨홀 뚜껑이 떨어져 나가면서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는 맨홀이 ‘사고 블랙홀’로 변해 버렸다. 뚜껑이 열린 맨홀 안으로 사람이 빨려 들어가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 만큼 침수 위험이 높은 저지대 맨홀부터 구조 개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내 보도·차도에 설치된 맨홀은 62만 4318개다. 상하수도용 맨홀을 덮는 뚜껑은 보통 무쇠(주철)로 만들어져 40㎏가량 무게가 나가지만 집중호우로 배수구에 물이 가득 차면 수압 때문에 뚜껑이 튕겨 나가는 일이 빈번하다. 물에 잠긴 도로를 걷는 시민들이 맨홀 구멍을 보지 못한 채 빠지는 사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셈이다. 경기 광명에 사는 A(30)씨는 “지난 8일 집으로 가는 길에 맨홀 안으로 빠질 뻔했는데 주변 시민들이 구해 줬다”면서 “소지품을 다 잃어버렸는데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뚜껑 이탈을 막는 잠금장치가 설치된 맨홀도 폭우 땐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무용지물이 된다. 당장 기술적 해법도 마땅하지 않고 수많은 맨홀 위치를 표시하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데도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특히 서울 내 맨홀 80%가 차도에 설치돼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맨홀 뚜껑 한쪽을 고정시키거나 구멍을 더 많이 내 수압을 낮추는 식으로 구조 개선을 고려해 볼 때”라면서 “교체에 시간과 비용이 들겠지만 침수가 잦은 저지대를 우선해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중호우가 발생해도 배수 체계를 개선해 수압을 낮추면 맨홀 뚜껑이 열리는 최악은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배수로에 쌓인 토사와 낙엽, 각종 쓰레기만 잘 치워도 빗물이 원활히 빠져나가 수압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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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서울 시내는 도로가 대부분 물을 흡수 못 하는 아스팔트라 빗물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배수로밖에 없다”면서 “배수시설이 설계한 대로 제 기능을 하도록 하려면 폭우 예보 전에 청소와 점검을 꼼꼼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08-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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