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는 안 오지, 걸려봤자 범칙금 3만원뿐… ‘음주 따릉이’ 유혹

택시는 안 오지, 걸려봤자 범칙금 3만원뿐… ‘음주 따릉이’ 유혹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6-05 22:06
수정 2022-06-0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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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음주 따릉이’ 적발 작년보다 41%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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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NO’라고 쓰여 있는 자전거 ‘따릉이’가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대여소에 거치돼 있다.
‘음주운전 NO’라고 쓰여 있는 자전거 ‘따릉이’가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대여소에 거치돼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 시간대(밤 11시~새벽 2시) 자전거 이용이 1년 전에 비해 6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회식 자리는 급증한 데 반해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보니 공유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풍경이 벌어지는 것이다. 코로나19 탓에 대리운전 기사가 급감한 것도 ‘음주 자전거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술을 마신 뒤 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당하면 치명적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범칙금 현실화 등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야 따릉이족 1년 새 64% 급증

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시 ‘심야시간대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 따릉이 대여 건수는 35만 10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 3953건 대비 64.1% 늘었다. 특히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이 끝난 자정부터 새벽 1시 사이 대여 건수(12만 852건)는 1년 전보다 68.7% 증가했다.

직장인 최모(30)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쯤 강남역 인근에서 회식을 마친 뒤 1시간 넘게 택시를 잡으려고 시도했다가 결국 따릉이를 타고 송파구 풍납동 집까지 갔다. 최씨는 “택시 호출 앱을 켜 놓고 집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계속 택시를 불렀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킥보드에 비해 범칙금 약한 탓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광화문, 종로, 명동, 홍대입구, 강남 등에서는 밤늦은 시간 택시는커녕 따릉이를 찾기도 쉽지 않다.

대중교통이 일상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시민이 자전거로 내몰린 측면도 있지만 술을 마신 뒤 자전거를 타는 건 현행법 위반이다.

혈중알코올농도 0.03%가 넘는 상태로 자전거를 운전하다 적발되면 음주운전에 따른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 전동 킥보드는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음주운전 적발 시 범칙금이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랐지만 자전거는 2018년 범칙금 도입 이후 그대로다.
서울 지역에서만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2%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따릉이·킥보드 운전자는 단속에 걸리면 ‘죄송하다’고 바로 시인한다”면서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수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전거도 엄연히 도로교통법상 ‘차’의 유형으로 분류되지만 시민은 여전히 ‘자전거=차’로 인식하지 않는 것도 음주 자전거족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따릉이 이용 약관상 음주운전 전력이 있으면 회원 자격을 박탈하도록 돼 있지만 범죄 전력은 개인정보라 경찰로부터 공유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음주 후 자전거를 탈 수 없도록 공유 자전거에 ‘음주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서울시 측은 “설치 비용·위생 관리 등의 문제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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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범칙금 액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범죄 전력이 남아 불이익을 받는 벌금형으로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2-06-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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