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의용군 입대 원해” 문의 이어져…참전 시 현행법 위반 가능성도

“우크라 의용군 입대 원해” 문의 이어져…참전 시 현행법 위반 가능성도

입력 2022-03-03 17:57
수정 2022-03-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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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인을 돕기 위해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성준식씨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방문한 뒤 대사관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성준식씨 제공
 우크라이나인을 돕기 위해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성준식씨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방문한 뒤 대사관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성준식씨 제공
세계 각국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참전 의사를 밝힌 지원자가 느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코리안 의용군’을 자처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숭고한 저항 정신에 연대한다는 취지인데 문제는 제3국의 전쟁 참여가 실정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로부터 여권 반납 명령이라도 받게 되면 앞으로 해외 출국이 어려워질 수 있어 실제 의용군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강사 성준식(사진·34)씨가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을 처음 찾아간 건 지난달 28일. 성씨가 의용군 지원 의사를 밝히자 대사관 측은 성씨의 군 경력과 영어 구사 수준, 의료 등 전문 기술에 대해 묻더니 병역 면제자인 성씨를 의용군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답을 전했다고 한다. 군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성씨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2일 다시 대사관을 찾았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거절당했다. 성씨는 3일 “전쟁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며 인도적 차원에서 가만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를 비판하며 “저라도 의용군에 참여해서 정부에 자극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성씨는 집회 등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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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재한 우크라인들이  러시아 침공 규탄 집회를 정동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하고 있다. 2022.2.27 안주영 전문기자
27일 재한 우크라인들이 러시아 침공 규탄 집회를 정동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하고 있다. 2022.2.27 안주영 전문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육군 중사 출신인데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하고 싶다’, ‘육군 병장 만기 전역하고 간호대 다니고 있다. 이런 나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의용군에 참여하고 싶어 대사관으로 전화를 걸었다’는 등 의용군 참전 의지를 드러내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국인 수십 명이 지원했다”며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가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사람들에게 추후 이메일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인이 안됐거나 군 경력이 없는 등 부적격 지원자들에게는 안내를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하는 경우 현행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외국에 대한 사전(私戰·국가의 전투명령을 받지 않고 외국에 대해 전투행위를 하는 행위)을 금지하는 형법 111조 위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개인이 제3국의 전쟁에 참전하는 것만으로 형법 위반이라는 주장과 외국 군대 용병으로 활동하는 한국인에 대해서도 그동안 법 적용이 안 되고 있었던 만큼 무조건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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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특별회의서 화상연설 하는 우크라 대통령
유럽의회 특별회의서 화상연설 하는 우크라 대통령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내 유럽의회 특별 본회의 회의장 스크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사수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EU를 향해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여러분이 우리와 함께라는 것을 증명해달라”라고 촉구했다. 2022.3.2 브뤼셀 AFP 연합뉴스
다만 여행금지국가를 정부 허가 없이 방문할 경우 여권법 위반이 될 소지는 크다는 게 법조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 지역은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이를 어기고 방문하거나 체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신민영 변호사는 의용군 참전에 대해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 여지가 있고 여권 발급에 대한 제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여권법에 따라 여권 반납 명령을 받은 사례도 있다. 외교부는 2019년 시리아에서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소속으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 참여한 강모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다.

해외에서도 의용군과 관련해 비슷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도 참전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용군에 지원한 일본인 70여명도 출국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피 권고를 내렸다”며 “목적을 불문하고 출국은 그만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런 입장을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했고 논란이 커지자 대사관은 트위터에 게시한 외국인 의용군 모집 글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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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용군 지원과 별개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개설한 ‘인도적 지원 특별 계좌’에는 계좌 개설 이틀 만인 3일 낮 12시 기준 8억 800만원(약 67만 3000달러) 이상이 모금됐다.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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