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마을 주민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선 이유는?

땅끝 마을 주민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선 이유는?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1-11-09 16:05
수정 2021-11-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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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초, 두륜중 폐교 위기에 민,관,학 함께 나서
집, 일자리, 해외 연수, 장학금 등 특전 내세우기도

“집, 일자리, 해외 연수까지 제공합니다. 땅끝 해남의 작은 학교로 오세요.”

9일 가을의 끝을 알리는 비가 내린 서울시청앞 광장. 땅끝 마을인 전남 해남군 북일면 주민 100여명은 깃발, 꽹과리, 북, 팻말을 들고 광장에 섰다. 이들 중에는 북일초 6학년 전원 5명과 두륜중 학생대표 1명도 포함돼 있었다. 학생들이 직접 쓰고 곱게 색칠한 팻말에는 ‘공기 맑은 소나무 숲 북일초’, ‘아름다운 북일초로 어서 오세요’, ‘모심, 두륜중학교’라고 쓰여 있었다. 이들이 학교에서 400㎞ 이상 떨어진 곳에 선 이유는 폐교 위기에 놓인 북일초와 두륜중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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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일자리, 해외 연수까지 제공합니다
집, 일자리, 해외 연수까지 제공합니다 9일 서울시청앞 광장을 찾은 전남 해남군 북일면 주민 100여명이 폐교 위기에 놓인 북일초, 두륜중을 구하고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1922년 개교해 내년 100주년을 맞는 북일초는 전교생이 18명, 49년의 역사를 지닌 두륜중은 19명에 불과하다. 이보미(15) 두륜중 학생회장은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 소나무 숲 전경이 멋진 학교가 학생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며 “학교가 사라지면 우리 지역 학생들이 먼 지역까지 힘들게 학교를 다녀야 할 처지에 놓인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다 3년 전 북일초로 전학한 김민아(12)양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친구들과 편의점 가는 게 전부였는데, 북일초에서는 학생들이 함께 닭도 키우고 연못에 비단잉어도 키우며 놀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 향우회, 공공기관도 힘을 보탰다.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살 수 있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은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20여 차례의 회의를 거쳐 폐교 위기의 학교를 구할 방법을 마련했다. 추진위는 전입 학부모에게 월 10만원에 빈집 리모델링 주택 제공, 지역 일자리 연계를 약속했다. 또 학생들에게는 전교생 해외 연수, 전교생 장학금, 방과 후 및 온종일 무료 돌봄 등의 특전을 내세웠다.

신평호 주민자치회장은 “작은 학교를 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나섰다”며 “집 걱정, 일자리 걱정 놓아 두고 땅끝 해남, 청정 북일면에 자녀를 맡기면 뜨겁게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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